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성인 중 '한 권이라도 독서를 한' 사람의 비율은 43%에 불과했고, 평균 3.9권이었다.
이는 독서 실태조사를 실시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반면 학생의 경우 (초, 중, 고 전체) 95.8%로 성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성인들이 학생들에 비해 독서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돌릴 수 도 있지만, 청소년 시절 이루어진 독서 교육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독서를 할 내적, 외적인 동기를 제공하기에 불충분하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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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인 종합 독서율 추이]

이 글에서 나는 한국에서 독서 교육을 받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성인으로서 한국의 독서 교육에 대한 안타까움과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를 논하겠지만, 필자가 독서나 교육 관련 전문가가 아니기에 오류나 잘못 서술된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왜 독서를 하지 않는가?
문체부의 같은 조사에서 성인들의 독서 장애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독서자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것은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이고, 비독서자는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이다.
이어지는 항목은 아래 사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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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독서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독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은 67.3% (독서자 88.2%, 비독서자 51.6%)이고, 자신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은 71.9%(독서자 49.1%, 비독서자 89.1%)이다.
그러나 독서를 좋아한다고 응답한 성인은 18.3%이며, 이 중 비독서자는 1.4%에 불과한다.

이 자료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 성인 비독서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자신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그럼에도 성인 비독서자 중 독서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 정도이며,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백 명에 한 명이다.
- 성인 비독서자가 독서 장애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다.
    - 독서 외적인 요인(56.8%):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 (19.3%),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17.8%), 시력이 나빠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 (12.8%), 다른 여가/취미 활동을 해서 (6,9%)
    - 독서 내적인 요인(28.7%):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12.1%), 책 읽기가 재미 없어서 (10.4%),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6.2%)

즉 성인 비독서자는
- 자신의 독서량이 부족함을 알면서도
- 독서가 불필요해서 안읽기 보다는
- 여가 시간에 독서 이외의 다른 선택지를 주로 선택하기에
독서를 하지 않는다.

심심할 때 책부터 꺼내보는 우리 독붕이들이라면 납득할 수 없겠지만, 성인 비독서자는 이러한 이유로 책을 손에 들지 않는다.


독서 교육은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교육자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책을 많이 읽어야 함을 역설한다.
물론 이는 옳다고 생각한다.

잠깐 내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책을 많이 읽었다.
도서관과 서점에 가는 일을 즐겼고, 쉬는시간이나 취침 전 여가시간에 주로 책을 읽었다.
나는 학원을 다닌 적이 없고, 고등학교 1, 2학년에는 심지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남들과 달리 내가 가진 무기는 선행학습이나 스타 강사의 강의가 아닌 독서 뿐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 비로소 인강을 통해 수능 공부를 시작했고, 결론적으로 한국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게 되었다.
난 이러한 결과가 어린 시절 형성된 독해력에 있다고 보았다.

수능은 결국 텍스트 이해력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곧, 책을 많이 읽어 독해력이 좋은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험이다.
독서의 다른 유용성(e.g. 독해력, 비판적 사고, 정보 습득 등) 과 더불어 이러한 이유로 교육자들은 학생들에게 책을 권한다.

그러나 한국의 독서 교육은 전적으로 이러한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독서를 유도하는 수단에는 아래의 세 가지가 있을 듯 하다.
- 독서록 제출 과제
- 국어 수업
- 학교 도서관의 이벤트 (다독왕 선정 대회 등)

나는 이 세 가지가 각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아래에서는 그것을 설명하겠다.

독서록 제출 과제는 주로 '줄거리 요약'과 '느낀점 / 배울점 / 교훈 적기'로 구성되어 있다.
즉 그것이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고, 그 속에서 교훈을 추출하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책 전반에 걸친 이야기와 서술은 교훈 추출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고, 학생들은 책을 읽는 행위 자체보다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느껴야 할 바'에 집중하게 된다.

국어 수업은 단일한 정답을 가르친다.
문학 작품의 교과서적인 해석을 유일한 정답으로서 가르치고, 학생들은 그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하기 보다는 그 정답을 암기해야 한다.

마지막 도서관의 이벤트 (여기서는 '다독왕 대회'를 논한다)는 책을 숫자로 만든다.
어떤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지만, 이 대회 속에서는 '읽은 책 +1'이 된다.

이를 종합하면, 한국의 독서 교육은 책을 읽는 행위, 그리고 그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하는 행위의 즐거움보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정답만을 추출하고 암기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독서'라는 행위는 여가의 카테고리보다 공부의 카테고리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독서 교육을 받은 성인은 더 이상 책의 정답을 암기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내가 느껴야 할 바, 내가 생각해야 할 바를 찾는데 급급하여 독서라는 행위에 피로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독서는 다른 여가활동 (e.g. 유튜브 시청, SNS 탐색 등)에 대체되기에 성인의 독서율은 낮을 수 밖에 없다.


독서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상기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나는 독서 교육이 이 두 가지에 초점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독서하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
2. '나의 생각'을 하는 능력

독서의 즐거움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자연스러운 행위로 만들어야 한다.
즉, 여가의 선택지에 독서 또한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축구 경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축구 관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큰 긴장감을 느끼고, 그 긴장이 해소되는 순간 재미를 느낀다.
이러한 축구 팬들이 축구를 보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축구 관람을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축구는 이래서 재밌고, 저래서 재밌고~'를 말하는 것 보다, 축구장에 데려가서, 혹은 TV로 축구 방송을 틀어주어 직접 보게 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축구의 효능'을 설명하는 쪽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재미를 붙일 것이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 독서의 유용성, 독서의 즐거움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방식 보다는, 학생들이 독서에 접근하기 쉽도록 그 문턱을 낮추고 그 속에서 직접 즐거움과 유용성을 느끼게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가 '특별한 행위'가 되어선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 하고, 도서관의 심리적, 물리적 문턱을 없애야 한다.
물론 독서는 어려울 수 있다.
쉬운 책들은 술술 읽히겠지만, 어려운 책들은 한 챕터를 나가는것 조차 버거울 때도 있다.
그러나 다독 및 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어려운 책을 읽어나갈 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일 것이다.

나의 생각을 기르는 방법은 교육의 제도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기존의 정답을 암기하고, 교훈을 추출하는 독서 교육보다는, 학생들이 원하는 책을 직접 선택하고 그 책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도록 판을 깔아주어야 한다.
이는 충분히 가능한 교육이다.
출생율이 감소하며 교육자 한 명당 담당해야 할 학생의 인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책을 읽고 일방적으로 교사가 설명하는 방식의 독서 교육은, 교육자가 담당할 학생이 많을 때, 즉 질보다 양이 우선일 때에나 필요한 방식이며, 이제는 양보다 질을 높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읽은 책을 읽고, 학생의 생각을 들어보아야 하고, 같은 책을 읽은 학생들 사이에서 토론 문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론
물론 교육 이외에도 낮은 독서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다.
그럼에도 성인의 독서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독서 교육에 대해서만 나의 관점을 서술하였고, '독서의 효능'보다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발전하여 많은 사람들의 여가 선택지에 유튜브, 릴스, 넷플릭스 시청과 나란히 독서가 포함되었으면 한다.


세줄요약
- 한국 성인중 한 권이라도 읽는 사람은 43%에 불과함
- 한국 독서 교육은 독서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즐거움보다, 정해진 정답과 교훈을 추출하고 암기하도록 만듦
- 독서를 즐겁고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