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동안 읽었던 책들 가운데 추천하고픈 3권을 골랐습니다.


이번달엔 그리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제법 알찬 책들을 읽었다고 생각해요. 


재밌어보이는데 한번 읽어볼까 —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조그마한 바람을 담아봅니다.



0490f719b38b6ff420b5c6b011f11a3971af370d90463f52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 니컬러스 에번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펫 가보리, 카라바르징가티 블투쿠는 현재 여덟 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카야르딜르어Kayardild 사용자 중 한 사람이다. 카야르딜드어는 호주 퀸클랜드 주 벤팅크Bentinck 섬의 원주민이다. 지난 40년동안 시력을 잃고 살아온 이 노인의 인생에 늦게야 넓은 세상이 들어왔다. 차 안에서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 본 적이 없었던 그는 자기 배에 타듯 차 시트에 책상다리를 하고 뒤를 향해 돌아앉았다. 그가 자신이 자라온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시력을 잃은 까닭에서일 것이다.”




0490f719b38b6ff520b5c6b011f11a39a24e781129d2f149


배수아 /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우리 일행이 알타이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다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갈잔은 말했다: 이것은 내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진지한 당부이다. 몇 년 전 우리는 고비 사막으로 갔었다. 그때 우리 일행 중 한명인 여든 살 난 독일 여인이 갑자기 죽는 일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았다. 전화도 없고 갑작스럽게 교통수단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우리는 울란바토르의 독일 대사관을 통해 독일 본국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조치해야만 했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독일에서 어떤 회신이 도착할 때까지, 그래서 그들이 시신을 헬기로 실어갈 때까지 메마른 고비 사막 한가운데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0490f719b38b6ff220b5c6b011f11a390a7810c8fa7b3cf7

임레 케르테스 / 좌절



“쾨베시의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깜빡 잠이 들어, 아득히 높은 곳에서 지상의 어둠으로 내려가는 특별한 순간을 하마터면 놓칠 뻔한 듯했다. 비행기가 선회하는 동안, 새롭게 펼쳐진 지평선 저 끝에 반짝이는 조명이 흩어져 나타났다. 어두운 바다 위에 떠서 흔들리는 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저 아래는 땅이었다. 이 도시가 보여주는 모습은 왜 이리 비참할까? 쾨베시는 자기가 떠나온 다른 도시, 부다페스트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