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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츠루마이카다 - <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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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의외로 종합적인 예술이다. 문학적이고 회화적인 기반 위에서 칸을 나누며 펼치는 예술. 츠루마이카다의 <메달리스트>는 2020년대에 연재를 시작한 만화들 중에서 이에 가장 아름답게 들어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엇 하나 희생하지 않은 채로, 달리 말하면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은 채로 꿈을 향해 달려나가겠다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저마다의 이야기는 정지 화상의 매력을 통해 감정적으로, 박력적으로, 칸의 안팎을 넘나들며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움직이듯이 그려진다.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고군분투를 따라잡는 작품을 2020년대에는 아직 목격하지 못했다. 2010년대에 히로의 <아케비의 세일러복>이 있었다면(연재 중이지만), 2020년대에는 <메달리스트>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논픽션: 요시모토 코지 - <정액제 남편의 용돈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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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는 곧 불황의 역사이다. 21세기에 이르러 그것은 확고히 굳어졌다. 더 이상 호황의 시대는 찾아오지 않을 듯 보인다. 불황 이후의 호황, 비관과 낙관의 핑퐁이라는 공식은 사라져버린지 오래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COVID-19 팬데믹이 촉발한 연속적인 경제적 불황,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과도 연결이 초래하는 정신적 불황은 우리를 혼돈 속으로 던져 넣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불황의 시대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자 하고, 나만의 행복을 찾아내고자 한다. 요시모토 코지의 <정액제 남편의 용돈 만세 ~월정액 21000엔의 빈곤 라이프~>는 우리 시대의 만화이다. 불황은 일종의 축소이다. 불황의 시대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축소한다. 요시모토 코지는 ‘용돈’이라는 친숙한 개념으로 그 결정체를 그려내고다 한다.

불황의 시대 속에서 우리는 나를 위하여, 당신을 위하여,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축소한다. 용돈은 그 정수이다. 우리는 우리를 위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씀씀이를 축소해야만 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행복도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 그리하여 축소된 세계 속 분투의 삶이 나타난다. 축소로부터 비롯된 제한의 한계를 넘지 않는 선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나름대로의 궁리, 요시모토 코지는 바로 이 지점을 포착한다.

이 만화를 읽는 동안 큰 충격을 받았다. 이것이 현실이다. 한계를 넘는 것은 소수이다. 다수의 우리는 한계를 넘을 수 없다. 다만 끝없이 부딪혀가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나를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분투의 삶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행복의 가치를 잃지 않고 끝내 미소지어 보이려는 삶을 우리는 살아간다. 그 순간 한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불황의 시대에서 행복할 수 없다는 한계는 어느새 뛰어넘게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