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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도카와 문고본으로 읽음)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방금 다 읽고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어떻게든 감상문을 쓰고 싶어져서 독갤에 올려본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인간실격>이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인간실격을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 소설에서 나오는 퇴폐적인 생활, 점점 무너져가는 한 사람의 인생, 인생의 부조리함에 대한 저항 등등. 그러한 성격의 문장들이 당시 노도와 같았던 나의 사상에 엄청난 자극을 주었고 일본에 대한 관심을 일으킨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양>은 1947년 12월, 즉 애인과 강에서 같이 입수해 죽기 반년 전에 쓴 작품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에서 이러한 동반자살기도(心中)의 내용은 적잖이 나오고 그에게 평생 씻지 못할 충격과 후회를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연대기를 몇번 읽었는데 다자이 오사무는 유년시절 아버지의 사업과 친모의 병약때문에 유모와 이모의 보살픔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점이 그에게 사랑에 대한 갈망의 씨앗을 심고 자신의 고향 츠가루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라고 느낀다.
<사양>도 <인간실격>처럼 퇴폐적인 생활과 타락, 몰락의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한 몰락을 경험하고 있던 것은 주인공 카즈코와 그녀의 가족들이었다. 카즈코의 집안은 본디 귀족집안이었지만 당주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급속도로 몰락해 정든 거주처인 도쿄마저 떠나고 이즈의 산장으로 이사하게 된다. 이즈로 이사한 후의 카즈코 집안의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본디 귀족이었던 카즈코의 엄마는 기품을 유지하면서도 결핵으로 서서히 죽어갔고 태평양전쟁 중 마약에 빠지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나오지는 집으로 다시 돌아온 후에도 술과 마약에 찌든 생활을 이어갔다. <사양>의 중간에 나오는 나오지의 '박색일기'의 내용이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는데 퇴폐에 빠져 괴로움에 가득찬 심정으로 적은 나오지의 일기는 나로 하여금 연민과 고통의 감정을 일으키게 했다. 이즈로 이사한 후 계속해서 병세가 악화하는 어머니를 보고 애써 웃음을 보이면서도 뒤에선 슬픔에 가득차서 우는 카즈코의 모습을 보고도 나는 슬픈 감정을 느꼈다.
<사양>의 내용은 카즈코의 어머니의 죽음 이후 클라이맥스로 향하는데 카즈코의 남동생인 나오지가 자살을 하게 된 것이다. 나오지는 원래부터 자살을 결심하고 있었지만 상냥한 어머니를 생각하여 자살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까지 보류하고 있던 것이다. <사양>의 결말 부분에 나오지의 유서가 나오는데 나오지는 퇴폐한 생활과 젠체를 하면서도 어머니와 누나에 대한 애뜻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사랑을 알던 남자였다. 그리고 자신이 신세지면서 같이 방탕하게 놀던 우에하라 지로에 대한 경멸의 감정의 발로까지도 그 유서의 모든 내용이 나로 하여금 나오지의 고통에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어머니와 남동생을 모두 잃은 카즈코는 살아갈 이유를 잃었을까 싶었지만 그녀는 이런 고통스런 삶에서 '혁명'을 일으키려 했다. 바로 과거의 사산(死産)의 고통을 뛰어넘고 아이를 잉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다름아닌 나오지의 지인인 우에하라의 아이이며 우에하라는 아내가 있는 남자인 것이었다. 즉 카즈코는 인생의 부조리함에 저항하면서 삶의 의미를 자신 스스로 '부도덕하게' 부여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말하던 인생의 '혁명'인 것이다.
여하튼 소설의 줄거리를 뒤로 하고 나의 <사양>에 대한 최종적인 감상은, 인생의 부조리함과 잔혹함, 권태, 고통에 대해 어차피 이러한 승산 없는 싸움에서 질 것을 알면서도 사람은 결국 자신의 약한 마음과 자세로도 싸워 나갈 수 밖에 없다는 다자이의 솔직하고도 니힐리즘적인 문장이 잔혹한 이 세계에 대해 절절한 감정과 애증을 표현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읽는 내내 너무 재밌고 개인적으로 감정이입하기 좋은 소설이었다고 생각해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만큼 수작인 소설이라고 느꼈다.
부끄러운 삶을살앗긔
우에하라의 모델이 다자이 본인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음 카즈코의 모델은 다자이의 사생아 출산한 오오타 시즈코란 다자이 내연녀고 - dc App
ㅇㅎ
ㄱㅅ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