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김영하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에 실린 작품임. 
이 작품이 96년도에 발표했나? 좌우지간, 이 작품은 추리 소설에 형식을 띄지만 또 추리소설은 아닌 이상한 소설임. 
그럼에도 읽고나서 마음의 여진이 상당히 오래가는 작품이어서 김영하 작품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임. 


-사진관 살인사건-

살인사건은 왜 일요일에 자주 발생하는 걸까.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정말 살인사건은 일요일에 자주 일어나는 걸까?)
일요일에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가 지루한 설교를 듣는 참에 삐삐가 온 것이다. 
형사는 아내에게 사건이 일어나 가봐야겠다고 얘기 하지만 아내는 돌아보지 않는다. 아내에겐 형사보다 예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형사역시 자신과 아내 사이에 예수라는 매력적인 존재가 버티고 있다고 자조섞이 듯 뇌까린다.
사진관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사진관 주인인 남자는 죽고 그의 아내는 죽은 남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유력한 용의자 선상에 올라 경찰 조사를 당한다.
그녀의 이름은 지경희. 형사는 이것저것 캐묻다 직감적으로 불륜을 의심한다.
그녀의 불륜 상대로 지목된 남성은 정명식. 사진 작가다. 그 남자는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현상을 맡긴다. 
사진 현상을 맡은 지경희는 그런 뜻 모를 사진에 당황하고 정명식을 경계하지만 정명식은 더욱 대담한 사진을 찍어 현상을 맡긴다.
결국 둘은 깊은 관계로 발전되고 사진과 주인(지경희 남편)은 둘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리고 얼마후 사진관 주인은 사진관에서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 된다.
그러나 범인으로 지목된 정명식과 지경희 둘 모두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소설은 끝이난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 거기에 김영하의 그것을 덮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누가 범인이고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 중요하지 않다. 김영하는 처음부터 그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 소설은 추리극의 외피를 입었지만 이것은 한 형사의 사랑 이야기다. 즉, 김영하식 사랑 이야기인데, 형사의 아내가 예수를 믿게 된 것도 불륜을 저지르다 발각되고 나서부터다. 그때부터 형사의 아내는 교회에 나가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형사는 상간남 머리에 권총을 겨누지만 끝내 쏘지 못 한다. 
대신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상간남의 모습을 목도하며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 사건 이후 아내는 종교에 귀의하고 형사는 그런 아내와 서먹한 부부관계를 유지한다.
아내를 사랑한 형사. 그런 형사를 두고 바람을 핀 아내. 죄책감으로 종교에 몸담은 아내. 그런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는 형사. 
상간남이 오줌을 지린 이불을 발로 벅벅 빨던 아내. 이불을 다 빨고 병원에 가 아이를 지우던 아내.
형사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있었던 아내.
그것이 유일한 임신 경험이고 그 이후 교회에 나가게 된 아내. 
형사는 또 이렇게 얘기한다. 
이제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겨도 그렇게 날뛸 수는 없을 거라고 어쨌든 권총 들고 러시안 룰렛을 하자고 설치지는 않을 거라고. 그건 확실하다고…
그리고 이 소설이 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마지막 문장을 보기 전까지 미처 몰랐다.

‘아내 손에 들린 과도가 내 팔뚝을 스쳤다. 금세 뻘건 줄이 가면서 피가 흘렀다. 아내는 눈을 흘기며 소독약을 가져다 내 팔에 발라주었다. 그러는 사이 나는 잠이 들었다. 꿈속의 나는 과일이 되어 아내에게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행복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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