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단순 기술서적이면 빨리 읽기가 되긴 함. 특히 요즘은 기술서적은 인공지능 한테 몇개 물어서 필요한 것만 취하면 되더라. 내가 2주전 새로 취업 했는데, 이런 식으로 3-4일 만에 일 해치우니까 고용주가 뻑 가드라(원격 외국 회사 6개월 계약 임)


그런데 정교한 소설이나 철학책 등은 안됨. 요즘 소설의 경향은 작가가 하나하나 설명 안해주고 역사적 사건, 지명, 인명, 노래, 술, 스포츠 등 문화코드를 넣는게 보통이라 그런걸 모르면 잘 이해가 안됨.

예를들어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프랑스 혁명, 다비드, 마라, 코르데 등에 대해 모르면 그냥 읽으나 마나하게 지나간다. 내가 볼때 이건 주인공이 하는 일에 대한 힌트인데, 그런 걸 모르면 작가가 지면 늘리려고 그림얘기 하는거로 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철학책의 경우, 일전에 <자아의 초월성>이라는 작고 얇은 책 한권 구입해서 읽는데, 한쪽 넘기면 바로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더라. 이런걸 존나 빨리 읽는다? 그럴순 있겠지만, 이해는 안가는 무의미한 시간낭비의 지껄임일 뿐이다.


책을 읽는 것은 걷는 것과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대부분의 책은 그냥 평지 단거리를 천천히 걷는 정도가 대부분인데(경제적 이윤의 문제 때문에), 이런건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이게 된다고 지가 책을 읽는데 재능충인 듯 착각을 하면 곤란하다.

이와는 정 반대점에 있는 책들이 있다. 즉, 어떤 책들은 마치 <에베레스트 북벽> 같다. 이런 책은 일생에 한번이라도, 읽는 속도와 무관하게, 이해하고 완독하면 그 자체가 인간 승리가 되는 것이다.


책 빨리 읽는다는 게이들 볼때마다 무슨 책 읽는지 대충 짐작이 가더라. 난 그런 책은 잘 안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