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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후보 심사에서 다시 한번 보르헤스를 제외시켰다. 당시 노벨위원회의 그와 같은 직무태만은 연중행사처럼 우리를 당혹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문학상이라는 것이 어차피 그렇고 그런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한때 가치있는 문학상이란 '때때로 자격과는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노벨상은 '가치있는' 상으로 남아있었다. 정말이지 제임스 조이스, 프란츠 카프카, D. H. 로렌스, 버지니아 울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에게 노벨상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개탄할 만한 일이다. 그들은 오히려 노벨상을 영광스럽게 해주었을 만한 작가들이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수많은 이삼류 작가들 말고도 토마스 만, Y. B. 예이츠, 어니스트 혜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T. S. 엘리어트, 사무엘 베케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가 수상했기 때문에 노벨상은 그래도 아직은 괜찮은 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르헤스는 매번 후보에 올랐다가 떨어지고는 했다(그해는 윌리엄 골딩이 수상했다).

사실 나는 그가 진심으로 그 상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와 보르헤스 모두를 당혹시키는 것이었다. 우리는 스웨덴 한림원과 우리의 문학풍토에 대해 당황했다. 사실 노벨상에 대한 화제는 늘 보르헤스의 대화 속에서 튀어나오곤 했다. 심지어는 16년 전, 버펄로에서 내가 신혼이었던 보르헤스 부부를 나이아가라 폭포에 데리고 갔을 때에도 보르헤스는 내게 감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노벨상보다도 오늘 오후가 더 좋군요." 등등. 빌어먹을! 이제 그는 어느덧 84세가 되었으니, 그 이후로도 무려 16번을 내리 떨어져온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그것을 화제에 올리지 않았다.

그런데 볼티모어에서의 마지막 저녁의 질의응답 시간에 학생 하나가 복도에 설치해놓은 마이크 앞에 서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ㅡ "보르헤스 씨, 당신은 다시 한번 노벨상에서 떨어졌는데,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우리들 중 상당수는 기겁을 했다. 하지만 보르헤스는 조금치도 얼굴을 붉히거나 흔들림이 없이 빙그레 웃더니 우리의 머리 위 허공에다 대고 이렇게 선언하는 것이었다. ㅡ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내 이름은 그들의 짧은 리스트에 너무 오래 들어 있었기 때문에 아마 나한테는 이미 몇 년 전에 노벨상을 주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것은 세계적인 작가와 세계적인 신사의 입에서 나온 세계적인 명답이었다. 스웨덴 한림원이여, 그대들은 그 이후에도 그가 1986년 제네바에서 죽을 때까지 보르헤스를 또다시 3년 동안 내리 떨어뜨렸다는 것을 명심하라.

ㅡ《보르헤스와 나》 , 존 바스 ㅡ 에서 인용

보다가 재밌어서 가져옴 ㅋㅋㅋ 보르헤스다운 답변인 듯 그래서 보르헤스한테 노벨상 진짜 왜 안 줌?

밥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