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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가 전반부에 많다. 맨 뒤에는 시인이 시를 쓰며 즐겨 사용한 새로운 언어, 고어, 방언들이 수록되었다. 굳이 이렇게 써야 하는지 조금 의문이 든다. 시인은 시를 쓸 게 아니라 평론이나 국어 이론서를 쓰시는 게 더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 든다.
번뜩이는 감성이 있다. 마치 하이쿠와도 같다. 우리나라에 이런 식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불교적 색채가 짙다. 마치 일본의 승려가 쓴 하이쿠 같다. 독특한 시집이다. 짧다고 만만히 봤다가 큰코다쳤다. 깊이가 굉장하다. 시인보다는 수행자에 가깝다.
다만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일부러 시어로 채택하며 부록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처음 보는 낯선 단어들을 일일이 찾아 읽느라 가독성이 떨어진다. 일종의 자아도취에 빠진 듯하다. 그래도 다른 시인들에게서 보기 힘든 내면의 깊이가 담겨 있다. 요즘 기교만 부리거나 얕은 사유로 말장난만 하는 시인들은 배워야 한다.
2부부터는 시 유형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번엔 기독교적이다. 혹은 힌두교이거나. 상황에 맞게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을 보는 것 같다. 종교를 응용해 자유자재로 시를 쓰다니 꽤 특이하다. 다만 불교적인 시를 쓴 전반부에 비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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