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가서 읽음
첫 문장이 유명한 소설 찾아보다가
이센스 앨범이랑 똑같은 제목에 첫 문장부터 충격적이라 읽어보고 싶었다
문장이 장황하거나 어렵지 않아서 쉽게쉽게 읽히고 주제가 사람이라면 살면서 느껴볼만한 거라 재밌게 읽은듯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주제는 "내 관념과 세상의 불일치, 그로 인해 느껴지는 괴리와 고통"인거 같음
고전 역학이 물리법칙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양자 역학을 보면서 느꼈던 기분,
실생활에서 와닿는 예로 군대 가보면 어떻게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많잖아
"세상은 응당 이렇게 돌아가는 게 맞다"는 생각을 대부분의 테마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공유하고 있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라던지 "커뮤를 하는 남자는 음침남일 것이다" 같은 거
그런데, 가끔씩은, 때로는 자주 내 사고방식과 안 맞는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잖아?
누가 봐도 혐의가 확실한데 법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나,
인터넷에서 자기 부모보고 유미애비 거리는 글을 본다거나 디시에 여친인증 같은 글 올라올때도 있고
이럴 때 느껴지는 괴리감이 이 책에 대한 주제라 생각함
주인공은 엄마가 죽었는데도 별 감정이 없음.
장례식 치르고 나서도 여자 만나면서 놀러다녔고,
상황이 꼬여서긴 했지만 '덥고 짜증나서' 사람한테 리볼버 5발을 박음
재판을 받으러 가서도 사형당하면 어떡하지? 라는 중압감보다는 변호사 말투같은 시덥잖은 거에 더 신경이 긁히기도 하고
법정에서 대답 잘못하면 인생하직할 질문들에 솔직하게 말하기도 함(더워서 죽였다)
변호사가 고군분투해서 킬각은 피했는데, 재판이 이상하게 흘러가면서 사람을 죽인 일에 대한 질문보다 엄마 장례식에서 울었냐 안 울었냐, 관은 열어봤냐, 요양원에는 왜 보냈냐... 이런 질문들을 받음
주인공이 보기에는 재판이랑 별 상관없는 인성테스트 질문에 또 솔직하게 답을 한 게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주고 주인공은 사형당함
주인공은 일반적 기준을 따르지 않을 뿐 소설 내내 매우 일관적인 태도를 보였음
만약 자신이 사형선고를 받아 죽는다고 해도,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다면 ok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음
일반적인 사람으로서의 독자라면, 뫼르소 이새끼 병신인가?(일반적 기준에서는 맞음) 싶을수도 있지만 거기에서 그쳤다면 이방인이라는 소설이 이렇게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함
어느 순간, 어느 상황에서는 이방인이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기 때문에 이 소설이 명작 소리를 듣는거고
이방인 해설에서 나오는 반복적인 부조리라는 단어는 결국 대부분의 사람 vs 나 사이의 견해 차이에서 오는 사회적인 억압에 대한 고통인거 같음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얻은 이익보다는 이방인이라 받는 고통이 더 기억이 많이 남는 거 같다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 거냐?
이게 이 소설이 주는 질문이고
나름대로 답응 찾아서 자기들 인생 사는 데 적용하는 게 독자들 몫인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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