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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있는 책은 노먼 데이비스, <유럽:하나의 역사>



오랫동안 미완독으로 남아있는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중학교 때, 헌책방에서 샀다. 왜 골랐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제목을 보고 골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읽기를 포기했는지 그 장면은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있다. 그때는 여름이어서 창문을 열어 놓고 책상 앞에 앉아 지금보다 덜 누랬던 책장을 넘길 때 마다 뻣뻣한 종이


질감과 화자가 브라질로 가기 전 장면들을 지리하고도 늘어지는 글투로 묘사해 댔을 때 지루한 나머지 고개를 돌리고 말았던 그 감각. 창문 너머에는 짙푸른 하늘이 보였고,


그 아래에는 파랗게 칠을 한 슬레이트 지붕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재미없는 책을 붙들고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책을 덮고 책장에 꽂아 둔 기억까지 있을 뿐 그 이후


뭘 했었는지 모르겠다. 그 장면이 각인된 게 벌써 이십 여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