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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냉전 말기를 다루고 있는데,
1991은 딱 소련 멸망 순간까지, 데드핸드는 이후 탈냉전까지를 다루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
그 이유는 각 책의 주제와 연관이 있음
1991은 소련 내부정치와 동유럽의 "정치적" 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데드핸드는 미소 무기경쟁과 군축협정, 그리고 소련의 군산복합체를 파헤치려는 첩보활동에 초점을 맞춤
즉 무기경쟁 시기동안 쌓인 핵무기들이 냉전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데드핸드만이 서술함
두 권의 책은 서로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고 봄
앞서 말했듯 소련 내부에서 고르바초프로 대표되는 중도파 내지는 온건 개혁파, 옐친으로 대표되는 급진 개혁파, 리가초프로 대표되는 보수파 사이의 삼파전은 1991에서 매우 자세히 다룸
내 기억에 데드핸드에서 리가초프는 언급도 안 됐음
반면 미소간 무기경쟁과 KGB와 CIA, MI6간의 첩보전, 그리고 탈냉전시기 옛 소련영토 곳곳에 그냥 방치되어있는 수천톤의 핵무기 등은 데드핸드에서 매우 자세히 다룸
1991은 크렘린에서 소련 국기가 내려오는 순간까지 다룬 후 쿨하게 책을 마무리 함, 따라서 탈냉전기는 아예 다루지 않음
나는 1991을 먼저 읽으며 소련이 내부에서부터 어떻게 붕괴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고,
이후 데드핸드를 통해 소련 외부에서 어떤 무기경쟁이 이루어졌는지, 또한 붕괴 이후에 그 무기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음
지금 데드핸드 읽은 직후라 뭔가 소련 붕괴 전문가가 된 기분임
둘 중 뭐가 더 재밌다라고 딱 정할 수는 없을 것 같음
넷플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볼법한 정치적이고 우아한 높으신 분들 싸움 같은걸 좋아하면 1991을 재밌게 볼듯
"와 존나 흥미진진하네 ㅋㅋㅋ" 같은 재미를 줌
첩보물에서 볼법한 '인류를 끝장낼 수 있는 반자동 핵무기 대량 보복 시스템', '민간 제약회사로 변장한 1급비밀 생화학무기 연구소', '통제된 폐허도시에 숨겨진 핵무기 연구소', '지금은 잊혀진 과거의 녹슨 무기공장' 등 이런거 좋아하면 데드핸드를 재밌게 볼 듯 함
"ㅅㅂ 이게 진짜라고? 실화라고?" 같은 재미를 줌
그래도 필력이나 현장감, 글솜씨 면에 있어서는 1991이 더 재밌게 느껴졌음
저자 마이클 돕스씨가 글을 존나게 잘 쓰는 것도 있지만,
데드핸드는 진짜 너무나 막대한 양의 자료조사를 했고, 그걸 담아내느라 책의 밀도가 엄청 꾸덕함
읽다보면 "와 이거 책 어떻게 썼냐" 싶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자료, 인터뷰, 회고록 등을 만날 수 있음
이 정도 정보를 담아내면서도 글을 최대한 재밌게 썼기 때문에 퓰리처상을 타지 않았나 싶음
여기서 재밌는 점은 1991 저자 '마이클 돕스'와, 데드핸드 저자 '데이비드 호프먼'은 서로 <워싱턴포스트> 직장 동료였다는 점임
1991 감사의 말
데드핸드 감사의 말
서로 같은 직장 출신임에도, 서로 다루는 주제와 글 스타일이 확연히 차이 나는게 흥미로운 점인 것 같음
"이러면 너무 서구 편향적 시선으로 보게되는거 아님?" 싶을 수 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음
글 자체가 꽤나 중립적으로 잘 쓰여져있고, 군축협정 면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더 답답하고 꽉 막힌 것 처럼 보이기도 함
총평
둘 다 정말 재밌고 감동적인 책이고,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에서 두 권 다 읽을 가치가 넘침
책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재밌게 쓰였나 하는 점에서는 1991에 한 표,
책이 얼마나 정보적으로 충만한가 점에서는 데드핸드에 한 표 주고싶음
두 책 모두 '인간'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 흥미로웠음
각 챕터에서 주인공격으로 등장할 사람들 몇몇을 정하고, 그 사람의 행적을 쫓으며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방식이 재밌었음
1991은 주로 고르바초프가 주인공이지만, 데드핸드는 그때그때 정말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게 재미요소 중 하나였음
1991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공산주의와 소련의 최후를 향한 행진을 생생하게 담아낸 거대한 서사시" 쯤이 될 것 같고,
데드핸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냉전의 칼날 아래에서 죽고 죽이고 살리고 살아간 '인간'들의 이야기" 쯤이 될 것 같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들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 끄적여봤음
TMI : 두 책 모두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등장하는 '체르노빌' 사건은 <체르노빌 히스토리> 라는 책에서 잘 다루고 있음
솔직히 글솜씨와 재미는 이 책이 위 두권 압도할 정도니까 한 번 참고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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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돕스 3부작은 뭘 읽어도 꿀잼임
1962도 진짜 재밌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