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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재밌긴한데 뭘 말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다. 감성적인 대화 장면을 보바리의 농사공진회 장면처럼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등 전반적으로 유머가 넘치긴하는데 그거 말곤 기억이 안나네. 서문에서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말한건 꽤 인상깊었음.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이 느닷없는 혐오감은 왜일까?

조국이 점령당한 것에 충격 받은 체코인의 반러시아적 반응이었을까? 아니다. 내가 체호프는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도스토옙스키 작품의 미학적 가치에 대해 의혹을 품어서일까? 아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란 이 혐오감에 대해 나는 어떤 객관성도 내세울 수 없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서 거슬리는 건 그의 책이 풍기는 분위기였다. 모든 것이 감정이 되는 세계. 다시 말해 감정이 가치와 진리의 수준으로 승격된 세계라는 점이었다.

그날은 점령 사흘째였다. 나는 차를 타고 프라하와 부데요비체 (카뮈가 「오해」의 배경으로 삼은 도시다.) 사이 어딘가를 달리고 있었다. 도로, 들판, 숲 할 것 없이 곳곳에 러시아 보병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얼마 후 그들이 내 차를 멈춰 세웠다. 군인 세 명이 차를 뒤지기 시작했다. 수색이 끝나자 명령을 내렸던 장교가 내게 러시아말로 물었다. “Kak tchouvstvouyetyece?” 다시 말해 “어떤 느낌이 듭니까? 어떤 감정이십니까?” 심술궂거나 빈정거리는 질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장교가 말을 이었다. “이 모든 게 큰 오해입니다. 그렇지만 곧 해결될 겁니다. 우리가 체코인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탱크 수천 대에 풍광이 유린당하고, 수세기에 걸친 나라의 미래가 위험에 처하고, 정치인들이 체포당하고 내쫓겼는데 점령군의 장교가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내 말을 잘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 장교는 침략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현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모두 그 장교처럼 말했다. 그들의 태도는 강간자의 가학적 쾌락이 아니라 다른 원형에 토대를 둔 것이었다. 상처 입은 사랑이라는 원형이다. 왜 이 체코인들은 (우리가 이토록 사랑하는데!) 우리와 함께,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어 하지 않는 걸까? 사랑이 무엇인지 그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탱크를 쓰지 않을 수 없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