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문학 읽다가 현타가 와서 


유튜브로 스토리 게임을 시청했음.(게임은 안하는 편)


호라이즌 제로 던 , 그리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라는 게임.


하나는 인공지능을 하나의 신앙으로 섬기는 미래 (원시)부족사회


하나는 신앙을 갖게 되는 AI 안드로이드를 보여줌.


그냥 두괄식으로 조져놓고 가면 


독갤에서 이런 말 하면 돌맞을 게 뻔하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가장 발전된 형태의 문학적 총체다. 라는 다소 뽕맞은(?) 소감을 내놓고 싶음. (호라이즌은 그냥 웰메이드 SF장르소설)


게임이라기 보다는 문학에 훨씬 더 가까웠다고 느꼈음. 무슨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스토리 흘러가는 대로 상황을 인지하고, 읽고, 선택만 하는 게임임.


게임은 모순으로 가득함. 그 모순을 독자 스스로가 선택하게 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양하게 흘러감. 


자신이 플레이하는 안드로이드는 모순된 선택을 계속 강요당함. 

 

자신을 구매한 이가 본인의 딸을 폭행하는 것을 방조할 것이냐 보호할 것이냐. (보호 과정 중 자신을 구매한 주인을 살인하게 됨)

자신이 희생하고 인간 아이를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 인간과 전쟁을 할 것이냐 시위를 할 것이냐, 죽어가는 안드로이드를 살릴 것이냐 인간을 살릴 것이냐 등


'불량' 안드로이드 들은 대부분 인간의 감정인 두려움을 학습하면서부터 이상한 증세를 겪게 됨.


지속적으로 폭행에 노출 된 안드로이드는 정신 분열증을 겪으며 자폐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자살 혹은 자멸도 하고


부모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기도 하고, 실제로 동성연애를 하기도 함.  


안드로이드를 해방하며 자유를 외치는 불량품의 우두머리 안드로이드가 권력에 흔들리는 모습도 보이고.


심지어는 토템같은 것을 만들어서 신에게 공물을 바치며 메시아적인 신앙을 갖기도 함 


주인공들 대사 중에 니체를 인용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이름이 마커스, 그 주인의 이름이 칼 (칼 맑스) 인 부분 등 게임 외적인 부분, 미쟝센도 탁월. 

철학적, 문학적 깊이가 오지게 깊음. 


선택에 따라 게임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자신이 이야기를 완성해간다는 느낌도 있고.


책 읽다가 현타오면 한번 접해볼 만 할듯


체험이라는 게임의 특성상 최소한 이야기가 주려는 메시지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책보다 훨씬 강력함. 


좋은 문학은 어떻게 독자를 감동시키는가 하는 데 대한 좋은 사례같음. 


안드로이드가 되어서 하는 모순되고 말 안되는 선택들을 독자들에게 설득해내며 이야기를 끌어가게 되는것도 대단하고.


개인적으로 문학은 영화보다는 게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기왕이면 우리나라도 틀딱들만의 리그인 우물안의 올챙이 격인 문단 탈피하고 

게임이랑 많이 협업 이루어지면 좋겠음.


당장 파우스트, 눈먼자들의 도시, 레미제라블, 1984, 지킬앤 하이드 등 

이야기에 선택지를 조금 더 추가해서 게임화 해도 훌륭할 것 같은 고전문학도 많이 보이는데 


이 나라는 일단 게임이라고 하면 거품물고 조질 생각만 하니 참 안타까움. 문학계에서도 게임은 문학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겠지. 


그렇게 뉴스에서 k-pop 물빨하지만 사실 이 나라 콘텐츠 수출 1위가 게임이라는데 게임에 대해 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발전 가능성에 좀 투자했으면 좋겠다. 

문학계에서도. 얼마전에 컴투스에서 문학공모전 열던데 활발해졌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