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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는 여러모로 욕망으로 점철된 글이다. 파리에서의 온갖 사치, 나이가 찼음에도 재산을 활용하여 젊은 애인을 거느리는 노파. 그리고 이들보다 더 강력한 욕망인 사랑-모성적이든 연인적이든간에-이 전면에 드러나며 관능적인 묘사와 화려한 수사로 표현한다. 이 욕망은 거의 모든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주제이지만, 글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감안할 때 여성의 욕망 표출이란 점에선 그 나름대로 선구적이라 할 만하다.

자신을 '누누(유모)'라 부르는 24살 연하의 셰리와 레아(49세)는 오랜 연인 관계를 지속하다 결혼과 동시에 헤어지지만, 양측 모두 이별로 인한 고통을 느끼다 후반부에 셰리가 레아에게 돌아오고 레아는 이를 진실된 사랑으로 여기게 된다. 그러나 레아가 사랑을 모성애적 유희가 아닌 진심으로 여기게 되었음을 드려낸 그 순간, 셰리의 사랑엔 균열이 생기고 파국이 생기며 레아가 셰리를 본래 있어야 할 장소로 보내는 것으로 글은 마무리된다.

콜레트가 이 글을 쓸 당시 40대 후반이었음을 생각하면 상당히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글인데, 아무리 관리하더라도 노화를 이길 수 없음에 대한 절망, 자신과 비슷하게-혹은 더 늙은-여자들을 경멸하면서도 그들하고밖에 있을 수 없다는 자조는 글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셰리는 친어머니로부터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로 레아를 일종의 롤모델적인 어머니로 삼고 있고, 레아 역시 이를 알아채면서 적정거리를 유지하다가 사랑에 깊이 빠지는 것, 그리고 이 때문에 관계의 종말이 찾아오는 것은 익숙한 연애 소설의 비극적 구성이지만 '셰리'는 감정과 욕망에 대한 풍부한 묘사로 인해 그 나름의 재미를 지닌다.

셰리에 대한 레아의 사랑은 일종의 모성적-연애적-모성적 단계를 거치는 데, 레아가 마지막에 셰리를 그의 '순종하며 아름다운 젊은 아내'에게 돌려보내는 것은 레아가 이전까지 거부해오던 스스로의 노화를 인정하는 단계이자 해방이지만, 이면에서는 시대적 규범에 결국 굴복하는 이미지도 드러난다.

또한 욕망을 시각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당시 파리 사교계의 사치적 생활에 대한 풍자적 묘사는 단순히 풍자로서 기능한다기 보단, 그 묘사의 수려함과 다양성이 오히려 이 사치를 멋들어지게 만드는 감각도 함께 전달한다.

'셰리'는 노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나간 것들에 대한 것을 붙잡고자 하는 욕망을 한껏 드러낸 글로, 여성의 입장에서 가질 수 있는 욕망과 이에 붙는 심리를 화려하게 꾸며낸 글이다. 특히 파리의 거리나 각종 사치품들에 대한 의도적으로 화려한 묘사는 욕망을 보다 깊이 전달되게 만든다. '셰리'는 그 화려함을 활용해 노화라는 현실에 대적하고자 하는 것이 골계스러움을 드러내며 표류하는 욕망들에 대한 다양한 양상을 그려낸다.

비록 이 모든 것이 단지 개인적인 부분에서의 욕망 표출에  한정된다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셰리'에서 나타난 미사여구와 심리적 긴장과 욕망의 표출은  글의 인기에 공헌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장르적으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글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