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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토지 초반이고 후반이고 상관없이 재밌게 봄. 근데 댓글 중에 1, 2부가 볼만하고 4,5부는 졸작이란 말이 있길래 부연설명을 하고자 함.

일단 토지는 총 다섯파트로 나뉘어짐. 대충 시대별로 나누면, 동학란이 있었던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이 1부, 1910년대가 2부, 1920년대가 3부, 1930년대가 4부, 1940에서 광복까지가 5부임.

토지는 50년의 세월, 700여명의 등장인물을 담아냈음. 좋게 보면 광활하지만, 어찌보면 다소 난잡해보일 수도 있는 거임. 그래도 1~3부는 구심점이 되는 사건이 있음.

1부 : 만석살림 빼앗긴 최서희가 농민들을 데리고 간도로 감.
2부 : 서희와 길상의 결혼
3부 : 김환의 죽음

그런데 4, 5부는 구심점이 될만한 사건을 찾기가 미묘함. 굳이 말하자면, 길상의 관음탱화 조성이 있겠지만, 이 조차도 스토리를 한데 끌어모으지는 못했음.

그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음.

사람들이 토지하면 최서희를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서희는 조준구에게 복수한 2부 이후에는 \'주인공\'으로 보긴 힘듦. 3,4,5부는 주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나옴. 결국 토지 스토리의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은 김환임. 동학의 잔당을 규합한 인물이자, 연해주의 권필응과 더불어 독립운동의 지도자격인 인물 ㅇㅇ.

근데 얘가 3부 3권에서 죽음. 이후엔 어떻게 되는가. 김환을 잇는 사람들 얘기가 나옴. 얘들도 김환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음. 틈만 나면 김환의 죽음을 회상함.(강쇠와 김환의 산중문답은 3번 반복됨.)

어찌보면 이게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듯 하기도 함. 시대가 흘러가며 동학란의 열기가 사라지며 동학의 교세가 꺾여갔음. 일본이 태평양 전쟁 일으키고 젊은이들 다 잡아가서, 독립을 향한 열기도 차츰 사그라들었고... 일본이 승리하고 패배하는 것이, 우리의 손에 달려 있지 않았음을 깨달았던 거임.

간단히 요약하자면,
1. 4,5부는 중심 사건이 없다.
2. 당시 시대상이 너무 암울했다. 치열한 독립운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3. 중심 인물인 김환이 죽은 이후로, 그를 대체할만한 인물이 나오질 않음.

이런 게 원인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