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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읽고싶던 국제정치학 고전이라서 방학을 기회로 빌려봤다. 거칠게 평하자면 냉전 최대의 위기였던 쿠바 핵위기를 담아서 박진감 넘칠줄 알았는데 이론적이고 세부사항 묘사가 많아서 읽기 힘들었다. 올해 읽은책중 가장 어려운 책에 들지않나 싶다.
하지만 확실히 수십년을 살아남은 고전답게 굉장히 유익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여러번 읽어봐야 깊이있는 이해가 될거같긴 하지만 한번 읽어본 입장에서도 이론적 깊이와 사건에 대한 통찰을 느낄수 있었다. 이 책의 특징을 몇가지 꼽아보자면
1. 세 가지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이에 해당하는 해석을 각각 제시하는 교대적 구성
이 책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다른 방식으로 세번 설명하는 다소 특이한 구성을 띠고있다. 이런 구성을 취한 이유는 두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로는 말그대로 수없이 다양한 상태로 난립하고 있는 사회과학 이론들을 몇가지 관점으로 분류하는 그 자체가 의미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론이 많은만큼 이를 나누는 기준도 무수할 것인데 저자가 사용하는 기준은 국가 중심적 합리성 이론, 조직의 자율성 이론, 기관간 정치이론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이론들을 분류하고 이에맞춰 역사를 해석하는 그 자체가 연구들을 종합하는 업적이 된다.
둘째로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라는 외교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론과 현실을 여러번 교차하여 보여주는 것 자체가 외교가 단순한 역사의 기술이나 이론의 적용만으로는 적용될수없는 복합적인 과정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 점층적으로 좁혀지는 이론의 시각
책에서 세번 등장하는 이론의 틀을 통해 저자는 쿠바 핵위기를 점점 세밀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첫째 시각인 합리적 국가이론에서는 미국과 소련을 하나의 합리적인 행위자로 분석하여 게임이론의 과정으로 핵위기를 분석한다. 이러한 게임이론적 분석방식은 경제학은 물론 대다수의 유명한 정치이론가도 행하는 분석법이다. 이 시각에 의하면 핵전쟁은 상호 비합리적이기에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현실을 잘 설명한다.
둘째 시각인 조직의 자율성 이론에 의하면 국가라는 단일한 구성체 내에도 다양한 조직이 있고 각 조직은 내부적 절차와 관료의 즉각적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는 국가이익과 충돌할수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국가이익에 반하는 위기가 조직 내부의 규율이나 관료의 자율성으로 발생할수 있다. 실제 쿠바핵위기는 소련 내부의 허술한 미사일설치 계획으로 충분히 들키지 않을수있는 미사일설치가 발각되게 되었고 미국측도 cia의 보수적 예측과 해군의 호전성이라는 조직의 특징이 위기를 국가이익과 반대되게 점화시켰다.
셋째 시각인 조직간 정치이론은 저자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데 국가의 기관들은 각자의 조직을 위해 국가이익과는 다른 방향으로 쟁투하는 경향이 있다는것이다. 이런 특징은 다원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특히 강하게 적용됐는데 케네디는 재선을 걱정했고 합참은 전쟁을 통한 군대의 확장을 원했다. 외교부도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이상의 세가지 이론은 국가ㅡ조직ㅡ조직간 쟁투라는 점층적인 방식으로 분석의 초점을 세밀화하고 각각의 이론을 통해 설명가능한 역사적 사실을 동일한 사건으로 제시한다.
경제학을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의 이론들은 국가를 기본으로 게임이론적 분석을 한다. 그리고 쿠바핵위기의 결말도 다행이 이에 적중했다.
그러나 조직의 자율성이나 조직간 쟁투 이론도 여전히 유호하고 쿠바핵위기는 이러한 관점으로도 해석될수 있다는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의 자율성과 쟁투는 국가이익과 상충될수도 있었고 역사는 이러한 징후를 보여준다. 이는 왈츠로 대표되는 합리적 국가이론가들에 대한 경종이다.
3 꽤나 어려운 수준
이 책은 꽤 수준이 높다. 기본적으로 이론중 첫째 합리적 국가이론에서 웬만한 국제정치이론이 리뷰되는데 배경지식 없으면 이해가 어렵다. 두번째에서는 행정학이론이, 세번째 이론에서는 정치적 쟁투라는 현실과 이론의 조합이 이론으로 나온다.
각각의 이론뒤에 나오는 현실설명도 꽤나 어렵다. 외교문서를 해제한 군사설명이 많기때문에 군사용어도 많고 다양한 조직의 상호과정이 나와서 어렵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가 그다지 유려한 문체를 가진거 같지가 않다.
이 책을 읽으려면 최소한 학부수준 정치학이론이나 군사적지식 중 하나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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