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 문창과 입학할 때 나도 곧 작가될 줄 알았지


입학하자마자 처음으로 읽은 책,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어. 독서의 즐거움을 매일 느끼면서 말야.





필수 교양과목이었는데 강의명은 생각 안 난다. ~이론, ~개론 이었겠지.



그 때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작가의 꿈을 접었다. 저렇게 글을 쓸 자신이 없었거든.



1학년 때는 비평 수업이랄 것이 없었는데 그 때 비문을 알려주는 문법 수업은 있었다.


내가 노트에 적으며 빛내던 글들이 어찌 그리 보잘 것 없고 한없이 초라하게 되던지,


그 초라함은 글이었을까 나였을까. 




띄어쓰기에도 숨이 있다던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이 길은 내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길임을


진작 깨닫고 나와 반수해서 상경대로 진학했지. 그래도 글 쓰는 꿈을 버리지 못해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교내 공모전에서 1학년 주제에 대상을 탔어.


그 때 도서관장이 왜 국문학이나 문창을 전공하지 않았냐고 물을 때


이를 포기하고 나왔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여러번 읽는 책이 있듯 나에게는 책장 구석에서 절대로 꺼내보지 않는 책이 있거든.


두 번 다시 읽지는 않지만 매 문장이 가슴에 통렬하게 박혀 잊혀지지 않는 책. 




나의 조바심을 빼앗아 준 책.  김승옥의 무진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