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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로맹 가리'가 가명인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발표하여 '공쿠르상'을 수상한 책입니다.

'공쿠르상'은 한 작가가 평생 한 번만 수상할 수 있는데 로맹 가리는 이미 이 상을 수상하고 나서 가명으로 이 책을 내서 다시 수상을 한 재미있는 이력이 있습니다.

'새들은 파리에 가서 죽다'나 '마법사들'을 쓴 같은 작가가 쓴 책이 맞나 의아할 정도로 기존의 저자들의 책과 느낌이 완전 다릅니다.

당연히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겠지요.

겉으로만 보면 '자기 앞의 생' 은 모모라는 어린아이의 시선과 화법으로 전개되다보니 일견 순수해보이고 '마법사들' 같은 이전 작품보다 훨씬 순박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사실 그 밑바닥에 흐르는 정서는 여전히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세계 인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모와 로자의 비극적인 삶이 더욱 비참하고 슬프게 느껴집니다.

사실 젊었을 때는 세상에 대한 시니컬한 태도가 멋져 보였으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따뜻함을 추구한다고 느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었네요.

다 읽고 나면 제목이 참 슬프게 다가옵니다.

'자기 앞의 생'은 각자가 처해 있는 불가피한 삶의 조건을 말하는 거겠죠.

누구도 그걸 바꿀 수 없고, 피할 수도 없으며 그냥 자기 앞에 놓여 있는 삶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삶을 어떻게 포장하든 결국은 모두 자기 앞에 놓인 생을 살아내는 존재라는 것

공허하고 쓰린 마음을 달래며 책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