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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그걸 풀어내는 방식도 다 좋았지만 화자가 조금만 더 믿을 만한 인물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내밀던 국가유공자증에선 계면쩍음이 묻어나왔는데 주인공에게선 아예 담뱃갑 안에 국가유공자증을 넣어두고 다니는 비겁함이 느껴졌다.
너라도 잤을걸? 하고 부르짖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차마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하는, 나도 자칫했다간 그랬을지도 하는 여지를 남겼으면 했는데 거기까지는 닿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작품을 다 읽고도 내게 주인공은 여전히 나와 무관한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다.
책 끝에 실린 권희철 평론가의 성공한 소설, 탁월한 소설 이야기가 깊이 공감되는 작품이었다.
눈으로 만든 사람
나한테 대상작을 정하라고 하면 이 작품을 고를 것 같다. 그만큼 정성스럽고 알뜰살뜰하게 좆같음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물론 좋은 의미로
주변인 모두가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답답하고 숨막히는 현실에서 주인공 강윤희는 현실의 극적인 회복을 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기해버리도 않는다. 성조숙증 딸에게 초경지연탕을 먹이듯 원만하고 어중간한 방식으로 현실을 대할 뿐이다.
그렇게 징그러운 현실을 어중간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인생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문상
내 취향에는 이 작품이 가장 좋았다. 김금희 작가님의 작품은 이걸로 처음 읽었는데 조용히 우는 사이라는 짧은 문구가 한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 듯하다. 추가로 젊작상 작품 중에 유일하게 캐릭터가 마음에 든 작품이기도 하다. 개소리하는 희극배우 너무 내 취향임...
다만 내 취향을 떠나 평가를 하라고 한다면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다. 솔직히 뭘 말하고자 하는 건지 완벽히 이해를 못 하겠고(심사위원들도 잘 모르겠는 듯) 그저 분위기와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을 뿐이라...
고요한 사건
나는 이 작품을 제삼자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눈 내리는 현실에 몸을 던질 용기가 없는, 겨우 문 앞에서나 기웃거릴 인생의 제삼자
때문에 주인공은 사랑의 당사자가 될 수도 없고, 죽은 고양이를 묻어주지도 못한다. 주인공에게 인생은 언제까지나 고요한 사건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호수-다른 사람
8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선 너무나도 정석적인 여성서사로 느껴지는데 2017년엔 어떻게 다가왔을지 궁금해지는 작품. 내게 2017년엔 문학계든 정치계든 젠더이슈든 별 관심이 없었어서 그 당시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추측해보자면 그 시점엔 여성서사가 이제 막 대두될락 말락 하는 소재였을테니 나름 최신 기조를 캐치한 소설 아니었을까?
엔딩은 (여성)독자들한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묻는 것 같기도 하고 별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노트를 보면 작가님도 뭘 해야할까보단 여성의 아픔 그 자체에 주목했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작가님도 그저 여성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 문제를 해결할 답은 떠오르지 않아 독자,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걸 수도 있겠다.
그 여름
레즈비언 소재를 쓰고있는 것만 빼면 꽤 왕도적인 새드엔딩 연애스토리로 느껴진다. 서로에게 서로뿐이었던 사이에서 환경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며 마음도 바뀌는 이야기. 꽤 익숙하지 않나?
물론 나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순수하게 사랑이 식는 이야기를 오랜만에 본 느낌이라 좀 반갑기도 했다. 현실이 어쩌구 가치관 차이가 어쩌구 하는 걸로 헤어지는 작품을 너무 많이 봤는데 '그냥 다른 사람이 더 좋아져서' 헤어지는 작품을 보니 오히려 신선하다는 감상을 받았다.
그리고 뭔가 소설보다는 드라마에 더 어울리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특히 헤어지면서 딸기우유 남기고 가는 장면<-드라마였으면 시청자들 보고 울었을 듯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문체가 너무나도 내 취향이 아니라 첫 번째 편지 읽고 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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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도서관에서 우연히 찾아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고두, 눈으로 만든 사람이 특히 좋았고 그 다음으로 좋았던 건 문상, 그 여름이었음.
국문학 겉절이는 뭔가 찾아서 읽으면 항상 실망하게 되는데 이렇게 우연히 읽었을 때 또 나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단 말이지...
2017이면 젊작상 거의 마지막 불꽃 시즌이네
2018 이후로는 읽지 말아야겠다...
@관관 2018까진 괜찮음
@관관 갠적으로 2018 임성순 ㄱ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