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내가 진정 천재를 느낀 건 재즈를 통해서, 찰리 파커를 알게 되면서였다. 천재는 무한한 창조력을 막힘없이 풀어내는 이들이다. 재능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면, 찰리 파커에게 그럴 필요는 없다. 그가 곧 달러를 찍어내는 원판 그 자체니까. 그래서 내 기준에 천재란 찰리 파커에 준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이백 등이 그런 부류다. 그럼에도 찰리 파커는 재능에 비해 짧은 전성기를 구가하다 저물었다. 아무리 천재라도 운과 때, 노력이 합쳐지지
않으면 재능을 발휘하기 힘듦을 찰리 파커가 증명한다.
마일즈는 프로씬에 데뷔하고부터 그런 찰리 파커를 보고 배웠지만, 방탕한 생활은 답습하지 않았다. 그는 타코난 열정, 머뭇거리기를 싫어하는 과단한 성정과 풍부한
상상력을 오로지 음악에만 쏟아부었다. 오늘날 재즈 역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과 완성은 그의 전성기때 만들어졌다. 사실 마일즈 데이비스와 존 콜트
레인이 쌓은 성과 외에 재즈사에서 흥분할 거리는 별로 없다. 기껏해야 초기 발달사만이 의의를 가질 것이다.
자서전은 그만의 생생한 목소리로 당시 비밥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52번가 클럽부터 하드 밥과 모달에 이르는 최전성기, 전설로 남은 콜트레인의 10년, 퓨전 재즈
태동기 등 굵직한 사건과 에피소드 등을 여과없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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