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한동안 나는 야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몇 시까지 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고 8회까지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의 표를 검사하는 일을 주로 하였다. 간간이 자리 위치를 묻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내가 하는 일을 날짜와 구역을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언제 끝나는 지 정해져 있지 않으니 그렇게 좋아하던 야구도 지겨워졌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야구장에 가고 한자리에서 서서 8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반복되는 일을 했다. 끝나고 나면 대부분 다섯시간정도 걸렸는 데 알면서도 늘 새롭게 지루해 했다. 내가 자원해서 용돈을 위해 하는 일이면서도 ‘훈련받은 원숭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불평했고, 외국처럼 표에도 바코드를 넣고 기계로 출입하면 되지 않느냐, 사람 쓰는 게 싸니까 그렇겠지 하고 투덜댔다. 그럼에도 나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기보다 그 일에 익숙해져 2시즌을 일 했고 직접 관람하러 간 횟수의 몇 배를 일하러 야구장에 갔었다.
남자는 소설속에서 상식적인 정답을 제시한다. 사방림을 조성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처음부터 나온다. 노인에게 관광지로 발전시키자, 특수한 농작물을 재배하자, 보조금을 받아 사방공사를 하자 등을 제안한다. ‘모래’라는 상황에서 남자는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지 못한다. 별 의심없이 들어갔다가 23절까지 남자는 계속 모래안에서 생활한다. 나는 호흡기가 좋지 못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답답하고 탁한 그곳의 상황이 상상되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탈출한 와중에 자기 발냄새에 놀라는 대목이 웃겼다. 다시 잡혀온 남자는 저쪽이 나아보 일 것 같다는 얘기를 하며 아쉬워한다. 모래안에서 <희망>을 설치하고 여자와의 생활에 익숙해 져간다. 화분이라도 하나 살까 의논하기도 한다. <희망>에서 물을 발견하게 되고 봄이 올 때 쯤엔 라디오도 사게 되었고 결국 탈출도 하지 않게 된다.
처음 발표를 통해 이 소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일제시대의 민족주의자들 중에서 타협노선을 걷게 된 사람들이 떠올랐다. 해결되지 않는 현실속에서 독립은 포기하고 그 안에서나마 자치를 누리자고 주장한 사람들이다. 소설속에서는 유수장치가 그런 역할이다. 그러나 소설을 직접 읽고 나니 모래안에서의 생활, 저쪽 생활과의 비교 등이 와 닿았다.
체홉의 <세자매>라는 희곡처럼 이 작품도 출구없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자매는 지식인이지만 시골에서 살아간다. 작품 내내 모스크바를 그리워하지만 정작 모스크바에 가지는 않는다. 모스크바에 물리적으로 갈 수 없어서가 아니라 가더라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갈 수가 없다. ‘왕복표’도 가지고 있지만 남자는 도주하지 않는다. 이런 아이러니함은 우리 삶에서도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아베 코보의 작품도 세계인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세계적인 문학인 것이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아베코보 작품 추천한다면 어떤작품이 있음 어떤 순으로 읽는 게 좋은지도 알려줘
대표작인 실종3부작부터 읽어보세여
ㄳ ㄳ 검색해보니 대표작 3개 나오네 덕분에 알게 돼서 고마워
전 지금 타인의 얼굴 읽는 중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몰입이 안돼서 읽은지 꽤 됐는데도 아직 후반부에요,,,,,,,,,,
모래 마지막 문장 쌉오짐. 난 상자인간 좋아한다
그건 처음 들어보는데.. 뭔가 체홉의 상자속 사나이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