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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2010년 작 <<켈트인의 꿈>>(The dream of the celt)을 완독했습니다. 한국어 판이 정발되지 않아 결국 영문판으로 읽었습니다. ㅜㅠ 기사시험 공부도 해야하지만 이래저래 방황하다가 결국 이 책 완독하는 걸로 마음 먹고 읽었습니다. 기사 시험이야 23차 시험도 있으니까.... 뭐 괜찮겠지요...;; 이래저래 쓸 내용이 많아 서평을 1, 2, 3부로 나누어 작성하려고 합니다. 1부는 주인공 로저 케이스먼트에 대한 소개, 2부는 본격적인 서평, 3부는 잡설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켈트인의 꿈(The dream of the celt) 은 로저 케이스먼트(Roger Casement) 경에 대한 전기소설입니다. 그러니 본격적으로 책의 서평을 논하기 전에 로저 케이스먼트 경의 인생에 대해 어느정도 이야기 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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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는 모험가 헨리 모건 스탠리 등의 협조를 통해 콩고강 유역의 광대한 지역에 식민지를 건설합니다. 이후 1884년 베를린 회의에서 콩고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립합니다. 스탠리의 모험 대열에 참가했던 대원 중에는 당시 젊은 청년이었던 케이스먼트가 섞여 있었습니다. 케이스먼트는 탐험에 참여하면서 현실은 지리적 탐구문명 전파의 이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케이스먼트는 이후 영국 외무부의 영사로 취임하면서 당시에는 아직 큰 주목을 끌지 못했던 콩고의 참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합니다.

레오폴드 2세 치하에서 콩고는 상아를 갈취하고 고무를 재배하기 위한 강제 노역에 시달렸습니다. 노역에 필요한 남자들을 끌고 가고, 나머지 가족들은 감금되었습니다. 만약 노역자가 도망가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나머지 가족들의 수족은 곧잘 절단되었습니다. 노역자 본인들의 손이 절단되는 것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실은 보고서가 완성되고, 콩고 잔학행위 고발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자 벨기에의 콩고지배에 큰 압박이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실제로 수족절단과 채찍질이 근절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차 세계대전 직전 즈음이 되어서야 이런 직접적인 잔혹행위들이 단순히 법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근절됩니다.) 이 보고서의 여파로 케이스먼트는 국제사회에서 단숨에 큰 관심을 얻게 됩니다.


2. 아마존

아마존 강의 고무 회사에서 종사하던 전직 엔지니어 월터 하든버그 등은 아마존에서 잔학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젊은 청년 하든버그의 주장은 당연히 무시당했지만, 오랜 활동 끝에 그는 잡지 <<Truth>> 에 이 내용을 기고하는 데 성공하고, 아마존 잔학행위는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됩니다. 콩고에 대한 성공적인 보고 활동과 언론 활동 이후에 외무부로부터 케이스먼트에게 새로운 임무가 부여됩니다. 이에 케이스먼트는 임무에 응하고, 아마존에 가서 잔학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합니다. 당시 아마존에서는 아라나(Arana) 라는 인물이 이끄는 영국계 회사 PAC(Peruvian Amazon Company)가 고무 생산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에 의해 자행되는 잔학행위는 콩고만큼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채찍질, 빈번한 총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강제 노역 등... 케이스먼트의 아마존 보고서는 다시금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립니다. 결국 오랜 사회적, 법적 투쟁 끝에 PAC는 청산되고 아마존 고무 강제 노역은 종언을 고합니다.


3. 아일랜드

아마존에서의 활동 이후 케이스먼트는 급진적인 아일랜드 민족주의 활동을 벌입니다. 영국의 지배를 몇 백년간 지배를 받아 왔지만, 19세기와 20세기 세계를 뒤흔든 민족주의 열풍은 아일랜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고, 독립 운동 열기가 점차 뜨거워 졌습니다. 케이스먼트 또한 여기에 동참하면서 기고 및 연설 활동을 벌입니다. 그리고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자, 케이스먼트는 이후 독일과 협조하여 아일랜드를 영국에서 독립시킬 작전을 세웁니다. 독일에서 아일랜드 출신 영국군 포로를 설득하여 아일랜드 여단을 창설하고(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부활절 봉기(191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발생한 무장 독립 봉기)를 지원할 무기를 싣고 아일랜드로 향합니다. 그러나 결국 영국군에 발각되어 체포됩니다.


당연히 케이스먼트는 반역 행위로 재판에 넘겨졌고 사형을 언도받습니다. 전쟁 한 가운데 반역행위였으니 조속한 사형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콩고와 아마존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이 워낙 많은 사람들의 양심을 자극했었기 때문에, 사형 반대 운동도 일어납니다. 여론이 사형반대 쪽에도 만만치 않게 모이게 되자, 결국 영국 정부는 케이스먼트의 흔적을 수색해 발견한 소위 검은 일기장’(black diaries)를 공개합니다. 이 일기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영국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사형 반대 운동은 크게 힘을 잃고 맙니다.


온 영국 사회를 경악케한 검은 일기장 내용 일부 좀 살펴 보자면...


"Public bath. Stanley Weeks, athletic, young, 27. Enormous, very hard, 9 inches at least. Kisses, bites, penetration with a shout. Two pounds“

(공중 목욕. 스탠리 위크, 근육질, 어림, 27. 거대하고, 매우 딱딱함, 최소 9 인치, 키스하고, 깨물고, 비명지르며 삽입. 2 파운드)



?!?!?!?


호모나 섹상에!! 그렇습니다. 일기장에는 그의 동성애적 성향이 뚜렷히 드러나는 글들이 난무했습니다. 심지어 많은 부분에서는 소아성애적(초등학생 아동 정도의 나이대는 아니지만) 성향까지 드러났습니다. 이 일기장이 공개되고 나서, 사형반대 측은 이것이 영국 정부가 조작한 것이다는 주장이 제기합니다. 하지만 여론을 되돌리기는 이미 늦었고, 케이스먼트는 결국 사형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랜기간 검은 일기의 진위여부는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검은 일기장은 기밀문서에서 해제되고 본격적인 연구가 착수됩니다. 최근 연구발표들은 대개 일기가 진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로저 케이스먼트는 극도로 다면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콩고와 아마존의 원주민들을 지옥에서 구원한 인도주의자, (아일랜드 입장에서)독립운동가, (영국 입장에서) 자국의 고위 외교관까지 지냈으면서 고국을 배신한 반역자, 동성애자... 도저히 같이 어울릴 수 없을법한 측면들이 이 한 인물에 상존했던 것입니다.

켈트인의 꿈은 이 인물의 전기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이렇게 다면적인 측면이 한 사람에게 존재할 수 있었는지 깊게 탐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