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은 그 유명한 서두와 주로 단문으로 이루어진 글이란 점에서 접근성이 높은 문학일텐데, 민음사 판의 경우 책의 절반 가량이 작품 해설과 작가 연대기란 점에서 그 친절함의 농도가 매우 짙기도 하다.

'이방인'에서 나타나는 죽음이라는 평등 앞에서의 삶의 부조리성은 작품이 출간된 시기를 감안하면 꽤나 널리 공감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부분인데, 당시의 성인들 대부분이 1차대전을 어떤 방식으로나마 겪거나 현재진행형으로 2차대전을 겪고 있었을 시기였기 때문. 그런 점에서 뫼르소가 울부짖는-세속에 굴종하지 않는-진실성은 개인의 세계에 대한 처절한 반항인 동시에 세속의 세계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카뮈는 간략한 묘사와 한걸음 멀리 떨어져서 보는 간접자유화법을 1인칭을 활용하여 씀으로써 독자에게 세상과의 거리감과 함께 뫼르소에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지만, 글 2부에서 나타나는 세속적 세계는 그 농도가 짙고 희극적인 부분이 강하다는 점에서 대적하는 뫼르소의 빛을 바래게 만들기도 한다.

글 후반부에서 뫼르소가 가장 강하게 거부감을 표현하는 대상인 종교는 여전히 당시 시대를 지배하고 있던 강력한 이데올로기였기에 이에 대항하는 것 자체가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겠지만, 오늘날에 비추어보면 뫼르소가 주장하는 삶에 대한 의식-진실성에 기반한 실존-은 과거에는 지배적 사상에 대해 외침이 되었을지언정, 오늘날의 독자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권장하는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외침이 체제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글 전체에서 나타나는 외부의 유물론적 자극에 강하게 영향받는 뫼르소의 실존은, 종교적 실존에 대항하는 방식으로썬 유효할 수 있으나 물질적인 무언가를 초월한 사상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 시대를 사는 독자에게 있어선 뫼르소의 대항적 속성의 절박성을 느끼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카뮈가 주장하는 죽음 앞에서의 평등이라는 소재에 대한 끝없는 반역을 시도하고 있는 오늘날의 과학 기술은, 죽음이 가져오는 평등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단 점에서 죽음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인상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이방인'은 여전히 그 글의 구성과 구조면에서, 또는 죽음을 마주하는 개인을 돌아보게 하는 일종의 성찰로서 여전히 현대적인 가치를 지니긴 하겠지만, 오늘날의 독자가 그 진실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단 점에서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