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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20밖에 안 되는 분량인데 진짜 신선했음
소설 전반적으로 자세한 심리 묘사 대신 블로흐가 보는 것들을 전부 세세하게 보고하듯이 서술하는 방식이 등장하는데, 이런 서술 기법이 주인공의 불안을 표현하는 걸 넘어 읽는 나까지도 왠지 불안하게 만들었음
그리고 초반 블로흐가 여주인공을 일 하러 가지 않냐는 말을 듣고 살해하여 경찰에게 쫓기는 것과 항상 공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골키퍼, 그리고 무슨 동전 때문인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수사망이 좁혀 오며 마치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와 같은 상황에 처한 블로흐까지..
마지막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장면에서 블로흐는 골키퍼가 축구 경기에서 아무도 주의깊게 살피지 않는 존재라고 말하는데, 이런 부분도 살해 후 왠지 많은 사람들에게 무시받고 또 종종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는, 그러니까 이 큰 사회와 유리된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비유라는 것. 또 일종의 과대망상으로 인해 해고를 짐작하고 일을 그만두는 블로흐의 과거와 일 하러 가지 않느냐는 여자의 말, 또 경기 내내 공을 제대로 차지 못할 수밖에 없는 골키퍼라는 블로흐의 과거 직업까지 서로 외로움과 소외감이라는 키워드 아래 연결되는 게 ㄹㅇ 소름
마지막으로 거의 줄거리가 없는 이 소설은 줄거리 대신 언어에 대한 회의감을 전달하고 있음. 블로흐는 갑작스럽게 단어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신호를 준다고 생각하거나 묘한 괴리감, 이질감 따위를 느낌. 그래서 막바지에 명사를 기호로 표기하는 좀 파격적인 서술이 나오는데, 이런 문학적 실험도 소설 자체의 모호함과 난해함을 증폭시키만 난 흥미롭게 읽음.
짧은 분량이고 중간 부분은 좀 지루할 수 있지만 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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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책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라고는 단언할 수 있는 책이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