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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쓰여진 SF소설. 이걸 알게 된 계기는 좀 이상한데, 옛날 게임 잡지 아카이브를 뒤지다 알게 됐다. 96년도 게임잡지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 있었는데, 보다보니 궁금해서 그냥 이북을 한권 사서 원서 박치기에 도전함.
설정상 Callahan's Place라는 술집이 있고,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가진다.
1. 지불은 무조건 1달러 지폐로 한다. 술값은 뭐든 50센트다.
2. 마시고 나면, 거스름돈통에서 직접 50센트 동전을 들고 나갈수 있다.
3. 아니면, 벽난로 앞에 일정 거리에 분필로 그어둔 지점으로 가서, 무언가를 위해 건배한뒤, 술잔을 벽난로에 집어던진다. (이러면 술잔값으로 50센트가 나간다)
4. 이후 자신이 건배한 이유를 설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거나 축하를 을을 수 있다.
내용은 대부분 어떤 사람이 건배하고 사연을 말한 뒤, 동정심 많은 술집 사람들에게 위로를 듣거나 해결책을 제시받으면서 치유가 되는 그런 흐름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캘러핸이란 술집 주인은 다른 사람들이 사연을 듣고 심란해하거나 흐트러지는 와중에도 상황을 정리하거나, 가장 먼저 위로를 하는 등으로 중심을 잡는 역할로 그려진다. 대충 보면 알겠지만, '사람을 치유해주는 커뮤니티적 가게'라는게 기본 구성이다. 이러한 포맷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짜내기 편리하기 때문인지 70년대에도 그렇고 지금에도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심야식당도 생각났고, 불편한 편의점도 좀 생각남.
재미있는 설정, 비꼬는 유머, 특유의 쾌활한 분위기, 그리고 낙천적인 세계관 등은 매력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점은, "캘러핸스 플레이스"라는 장소 자체가 "이상적인 술집"으로 보여지도록 계속 어필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각 요일별로 설정해둔 이벤트들(월요일엔 Punday Night라고 해서 말장난만 계속 반복하다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이 우승하고, 화요일은 Tall Tale Night라고 해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우승한다. 그리고 우승자는 술값을 면제받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좋은 얘기를 듣거나 웃긴 소리를 듣거나, 끔찍한 얘기를 들으면 단체로 벽난로에 술잔을 집어던지는 관습, 각기 개성있는 손님들의 표현 등등이다. 하지만 반면에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평이한데, 매 에피소드마다 각 사연의 해결은 단 한번도 기발하다거나 재밌다고 느낀적이 없고, 언제나 너무 김빠지게 끝난다. 누군가 잔뜩 사연을 늘어놓은뒤, 굉장히 평범한 위로나 해결책을 받고, 그걸로 만족해서 끝나는게 대부분. "정말 이걸로 된다고?" 라고 생각한 점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리고 말하지 않을수 없는 점이 말장난이 진짜.. 짜증날 정도로 많다. 영어를 단순히 외국어로 학습한 한국인은 이 부분이 더 심각하게 다가옴. 기본적으로 쾌활한 공간이란 컨셉인데 그걸 말장난하면서 서로한테 WWE로 야유를 보내는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말장난이 있음. 예를 들어...
"무슨 노래를 하려고?" "뭘 듣고 싶은데요?" "Butcher Song은 어때?" "그게 뭔데요?" "Butcher arms around me honey, hold me tight..." 사람들이 짜증을 내며 그에게 땅콩을 던졌다. (Put your와 Butcher가 비슷하다는걸 이용한 말장난)
이딴게 진짜 책에 25%는 차지하고 있음.
또한 SF소설이라 시간 여행자, 외계인, 불로장생자등등이 나와서 자기 사연을 소개하거나 하면서 흐름이 색다르게 변하는 경우가 많음. 70년대답게, 베트남전이나 핵무기가 인류를 멸망시킬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한 SF적 내용이 많고, 그러면서도 낙관적인 분위기를 잃지 않는 점이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할정도의 책은 아니였음. 따스함이 느껴지는 특이한 SF소설이란 점에서 나름 자기만의 맛도 있고 나쁘진 않은데, 딱 그정도. 다만 흥미가 있고, 영어를 쉽게 읽을수 있으면 200페이지 정도니 가볍게 읽어볼수 있을지도. 그런 사람들도 끝없는 말장난엔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말한 게임잡지.
신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