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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를 접하고 그저 말 잘하는 소설가일뿐이라 생각했던 나는 어느샌가 김영하 작가의 책을 모두 수집하게 되었다.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아직도 못 읽은 작품이 있지만 한가지 느낄수 있는 것은 김영하 작가는 단편 소설을 정말 잘쓴다는 것이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과 익살스러운 문체는 안그래도 황당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아예 비웃음을 참지 못하도록 만든다. 소설 속의 화자들을 자꾸만 곤경에 집어넣고 그 위에서 오줌을 싸며 조소하는 듯한 그의 유머는 불쾌하지만 나름대로 속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지만 구태여 접하려고는 하지않는 그런 불편한 유머를 소설 속에 엮어 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성행위나 살인은 김영하 소설에서 더이상 빠지면 서운한 치킨 스톡과 같은 역할을 한다. 너무 자극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뭐, 소설은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이 소설집에서 그런 문체가 아주 잘 드러나는 소설은 <너의 의미>일 것이다. 주인공은 여기저기 알랑방귀를 뀌며 여자나 밝히고 다니는 푼수 감독이다. 그는 여느날 도서관에서 운명처럼 한 소설가의 소설을 읽게 되고 그녀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기로 한다. 그동안 비즈니스적인 사랑만을 해왔던 그는 그녀의 진심어린 고백에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인다. 소설은 주로 주인공의 독백으로 진행이 되는데, 창의력이 중요한 직업을 가진만큼 도서관을 누드비치에 비유하고 독서를 성행위에 비유하는 등 맛깔나고 유머러스한 문장들이 넘쳐나서 읽는 맛이 있었다.
표제작인 <오빠가 돌아왔다>는 오빠가 여자를 한명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고 나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여동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빠의 돌발행동 이후에 흩어졌던 가족들은 다시 한집에 모여살게 된다. 겉보기에는 다시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 같지만 실상은 썩고 벌레먹은 밧줄로 느슨하게 묶인, 의무적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불과해 보인다. 중학생 소녀의 순수한 시선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불쾌하다. 김영하 작가는 이런 상황에 독자를 던져넣고, 섬뜩한 미소로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여기서 웃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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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방송 나오는거 보면서 무슨 소설 쓰는지 궁금했는데 읽어봐야겠다
방송 이미지랑 반대로 초기작들은 매운맛이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