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88071b58a07f63ef1dca511f11a39470ab346483018c5





4. 드워킨의 자원평등론

드워킨은 롤즈의 차등원칙의 목적이었던 '욕망에 민감ambition-sensitive'하고 '여건의 영향을 배제해야endowment-insensitive'한다는 목적, 다시말해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의 목표나 계획을 스스로의 욕망에 의해 좌우해야 하며 동시에 자연적이거나 사회적인 여건에 의한 영향은 배제해야 한다는 목적을 유지한다. 대신 다른 방식의 사고실험을 통해 이를 만족하면서 도덕적 직관과 일치하는 분배기획을 제시한다.

드워킨의 자원평등론은 다소 복잡한 이론이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 킴리카는 다음 세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1. 선택에 대한 비용의 지불: 욕망에 민감한 경매기획
2. 선천적 불리함에 대한 보상: 보험기획
3. 현실세계의 대응: 세금과 재분배

4.1. 선택에 대한 비용의 지불: 욕망에 민감한 경매기획

욕망에 민감한 경매the ambition-sensitive auction은 공정한 자원의 분배에 대해서, 모든 인간이 같은 구매력을 가지고 각자의 욕망에 따라 자원을 얻기 위한 경쟁을 사고실험으로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면, 모두가 100개의 같은 조개껍질을 가지고 각각의 자원에 대해 입찰하여 경쟁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상적인 형태로 자원의 분배가 이루어질 경우 모두가 같은 양의 구매력으로 경쟁에 참여했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볼 수 있고, 각자가 다른 사람의 몫을 시기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의 몫이 더 커보였다면 그 자원에 대해 입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경매는 시기심 검증envy test라고도 불린다.

4.2. 선천적 불리함에 대한 보상: 보험기획

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모두가 같은 구매력을 가지고 모두가 같은 지능을 가진 상황에서의 이상적인 분배 방법이다. 앞서 롤즈의 차등원칙에서도 나온, 선천적 불리함에 대해서 드워킨의 주장에서는 보상책이 있을까? 드워킨은 이에 대해 보험 기획the insurance scheme을 제시한다.

보험 기획은 "원초적 입장" 처럼, 경매에 앞서 구매력의 일부를 지불해 선천적 불리함에 대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을 가정하는 사고실험이다. 내가 어떤 선천적 유불리를 가지고 시작할 지 모르는 상태라면 구매력의 일부를 지불해 보험에 가입할 용의가 있을 수 있고, 현실적으로는 조세 제도를 통해 사회적 취약층에게 적용되는 복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최선이라기보단 차선의 선택에 가깝다. 현실의 보험과 동일하게, 아무런 불리함 없이 태어난 사람은 비용은 지불하되 얻는 것은 없는, 재능있는 사람의 노예화slavery of the talented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즉, 재능은 사람의 선택권을 확장시키기보다는, 보험료를 지불하기 위해 최대한 생산적이어야 하는 제약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4.3. 현실세계의 대응: 세금과 재분배

지금까지의 경매기획과 보험기획은 공정한 분배에 대한 사고실험이었으며, 보험기획은 구매력의 일부를 보험이라는 체계로 재분배한다는 점에서 조세 제도와 복지 제도로 예를 들었다. 하지만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제약이 따른다; 하나는 사람들의 선천적 유불리를 상세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과, 다른 하나는 불평등한 결과는 항상 선천적 유불리만의 결과가 아닌,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이다.

선천적 재능의 영역은 쉽게 측정할 수 없으며, 또 그 재능이 소득에 얼만큼의 기여를 했는지 측정하는 것 또한 어렵다. 또한 시대에 따라 재능의 중요성 또한 바뀐다. 가령 육체적인 힘같은 재능은 과거에 비해 현재에는 덜 중요해졌으며, 수학적 사고력과 같은 재능은 현재에 더 중요해진 예가 있다.

선천적 재능만이 불평등한 여건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도 현실적 적용에 어려움을 준다. 예를 들면 자연재해가 그렇다. 기후변화에 의해 피해를 입은 농부에게도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과 동일한 이유로 경제적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가? 이 문제는 보험기획의 단점을 재능의 영역만이 아닌 운의 영역으로도 확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불운한 사람의 피해를 보상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반대로 보면 불운하지 않아 무탈하게 사는 사람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우리는 재능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건을 평준화시키기 어렵고, 선택의 결과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욕망에 충실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 드워킨은 이 두 가지 목표-여건을 평준화시키고 욕망에 민감한 분배-는 서로 상반되는 목표로, 둘 모두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으나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사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드워킨은 자신의 이론이 굉장히 추상적이나 현실의 정책에 사용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사회주의와 자유지상주의 사이의 제3의 길로서 대안적 모델로 제시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공공의료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예가 있다. 전자는 여건을 평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고 후자는 욕망에 민감한 선택의 여지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4.4. 사전적 평등을 위한 제안들

그럼에도 드워킨이 든 예시인 조세 및 복지 제도는 이미 발생한 불평등에 대해 사후적으로 재분배하는 제안이며, 이는 드워킨의 이론에서 가정하는 바와는 살짝 다르다. 드워킨의 이론에서 가정했던, 모두가 동일한 100개의 조개껍질로 경매에 참여하는 것으로 비유한 "평등한 사전적 여건"을 이루기 위해서 제안되는 방안에 비하면, 사후적으로 재분배를 이루는 복지 제도는 훨씬 보수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평등한 사전적 여건을 이루기 위한 제안들은 얼마나 급진적인지 알아보자.

1. 기초자금공여 사회stakeholder society
2. 기본소득basic income
3. 보상적 교육compensatory education
4. 평등주의적 기획자egaIitarian planner

4.4.1. 기초자금공여 사회

애커만Bruce Ackerman은 부유세를 부과하여, 모든 사람에게 고등학교 졸업 시 자금stake을 일괄 지급하는 것을 제안했다.

4.4.2. 기본소득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는 한 번 주어지는 기초자금 대신, 꾸준히 주어지는 기본소득을 제안했다.

4.4.3. 보상적 교육

존 로머John Roemer는 빈곤한 가정이나 공동체 출신의 아동의 교육에 대한 보상적인 지출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로머는 미국에서 백인 아동과 흑인 아동 간에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평준화시키고자 한다면, 교육에 있어 흑인 아동 1명당 백인 아동 1명의 몇 배의 돈을 지원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4.4. 평등주의적 기획자

로머는 또 다른 제안으로, 사회를 유형으로 분류하여 그 유형 간 불평등을 평준화시키는 것을 제안한다. 유형의 분류는 선택보다는 여건에 의한 요소들, 가령 연령, 성별, 인종, 신체적 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유형별로 분류하였을 경우 그 유형 내에서의 소득 격차는 비교적 선택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유형 간 격차가 클 경우 선택보다는 여건에 의한 불평등의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불평등을 평준화시키는 것이 보다 공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백인 여성 유형과 흑인 여성 유형을 들 수 있다. 백인 여성 유형 집단 안에서의 소득 격차는 비교적 선택의 결과일 수는 있으나, 백인 여성 유형 집단과 흑인 여성 유형 집단의 소득의 차이는 선택보다는 여건에 의한 요소이므로, 이러한 불평등은 평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몇년 전부터 핫한 이슈다보니 흥미로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