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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운은 남았는데, 그렇다 해서 이해가 간다고는 할 수 없는 작품이었던 것 같음
애초에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장르 자체가 파편화된 서술이 특징이고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이 파편화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라 명확한 줄거리가 남지 않음이 의도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읽고 확실히 알게 된 건 핀천이 천재라는 것...
소설은 전반적으로 음모론과 관련된 사건들이 등장한다. 시작은 라푼젤에 비유되는 에디파의 전 연인인 피어스 인버라리티가 사망하고 에디파가 유산 관리인으로 지목된다. 약음기가 달린 나팔, W.A.S.T.E(We Await Silent Tristero's Empire 우리는 조용한 트리스테로 제국을 기다린다)와 트리스테로 등등 상당히 미심쩍은 상징들이 주인공 에디파에게 나타나고, 그것들에 주인공은 혼란에 빠지며 트리스테로라는 지하 조직이 실재하는 단체인지 규명하려 한다. 트리스테로는 과거 역사에도 남아 있는 공식 우편 반대 조직이나, 그 자료가 조작되거나 현재에도 트리스테로가 남아 있는 조직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더욱 미궁에 빠진다. 이로 인해 후반부로 다가갈수록 에디파는 미정갤 호감고닉급의 편집증을 앓고 음모론 신봉자가 되며 자신이 지금껏 모르던 비밀 지하 조직의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며 종일 떨고 있기도 한다. 소설의 끝에는 인버라리티의 수집 우표가 '제49번째' 품목으로 경매에 붙여진다. 에디파는 이 품목의 경매로 트리스테로의 비밀을 추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리스테로의 위조 우편이 포함되어 단체를 숨기려는 단원들이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추측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제49호 품목의 경매를 기다리던 찰나 소설이 끝나버리며 소설 내내 등장한 트리스테로, 그리고 수상한 상징들의 등장과 같은 의문점들은 되려 독자들에게 더욱 난해한 형태로 맡겨진다.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민음사 해설 피셜 억압받는 소외된 목소리(약음기가 달린 나팔이 그 상징)와 열림과 닫힘, 진실과 허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데, 해설 자체는 어느 정도 와닿고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은 오나 진짜 너무 어려워서 해석 대신 소설 자체에 집중해서 설명하도록 하겟슴
포모 문학의 특징인 다양한 분야에 대한 패러디가 자주 등장한다. 소설이 발표된 60년대 당시의 유명 가수, 연예인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 역사에 이르기까지 읽다 보면 핀천의 넓은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핀천이 코넬대에서 공업물리학을 배운 적 있다는데, 이 경험이 도움이 된 듯. 컴퓨터와 이진법 등 현대적인 내용들도 등장하며 기술 묘사도 상세해서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과학 소설 같은 분위기도 있었다.
또한 뚜렷한 기승전결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포모 문학의 특징인데, 이러한 점도 제49호 품목의 경매에서 잘 드러난다. 결말이 없는 점은 고사하고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오래 지속되거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흐름을 따라 훅훅 바뀌는 경향이 있어 마치 실제로 한 사람의 기억을 탐구하는 듯하다. 열린 결말과 같은 난해함보다 이야기 전개 방식 자체가 따라가기 힘들어서 읽다가 내가 뭘 읽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기승전결의 거부와 반서사는 소설의 가치 파악을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남기는데, 취향을 타겠지만 본인의 경우에는 이런 열린 결말이 작품의 여운을 더 크게 만들었고 절대적이며 보편적인 사실을 거부하여 독자의 추론을 존중하는 것에서 좋게 보았다. 실제로 소설이 발표된 60년대엔 작중 화장실 벽에 쓰여져 있던 약음기가 있는 나팔, W.A.S.T.E와 같은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에 독자들이 감명받아 위와 같은 낙서를 현실에서 그리기도 했다는데, 불명확성으로 인해 가상과 현실의 벽을 허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49호 품목의 답답함은 흥미롭게 볼 만하다.
사실 좀 똑똑한 독붕이면 민음사 해설을 보는 걸 추천하는데, 해설조차 난해하기도 했고 그냥 포모 작품은 해석하기보다 각자가 소설을 즐긴 방법을 존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작품의 해석보단 줄거리와 소개, 글에서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을 위주로 씀 솔직히 이걸 해석하지도 못할 것 같고 ㅎ
제49호 품목의 경매가 포모 중에선 어려운 편이고, 핀천 작품 중에선 쉬운 편이라는데 포모 입문보단 핀천 입문에 더 적절한 소설인 것 같음 쉬운 포모 몇 개 읽고 경매 읽기 시작하는 게 나을 듯
2025노문상 토머스핀천 지지합니다
- dc official App
굿… 잘읽었음 핀천 맘에 들었으면 <브이.>도 읽어보는거 추천. 49호와 마찬가지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상징을 매개체로 설정해서, 연속적으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상징과 연관된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슬픈 동시에 저질스럽게 웃긴, 핀천 특유의 멜랑콜리가 잘 드러나는 걸작임…
나중에 브이도 읽어보겟슴 추천감사 - dc App
되게 특이하고 재밌는 소설 제목 간지나는 걸로만 치면 원탑 중 하나 - dc App
ㅇㅈ 나도 제목에 끌려서 구매함 - dc App
재밌고 흥미로웠던 작품이었지... 중간에 엔트로피 뭐시기 나온것도 참 난해했었는데 해석도 꽤나 어려웠던 소설 - dc App
결국 핀천은 주인공이 진리를 알 수 있는 존재로 여기던 제49호 품목의 경매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음으로써 진리와 해답이 없다는 걸 전하고 싶었던 듯 - dc App
https://blog.naver.com/asnever/224059444960
좀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