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출판사의 기획이 먼저였던 기획 도서지만,

재미있고 잘 썼음


작가가 소설가라서 문장도 괜찮고

작가도 미시마의 팬으로 보이지만 객관성을 잃은 빠돌이 수준이 아니라서 객관적이고

더 진지하거나 주관성이 가미된 딥한 이야기나 평론은 책 속 QR코드 링크로 보게 한 점도 꽤 마음에 들었음


하지만 미시마의 거의 모든 작품, 특히 <풍요의 바다>나 <오후의 예향> 등

후반부 스토리가 꽤 중요한 작품들에 대한 스포가 있으니

위 작품까지 재밌게 읽고 싶은 독자들은 그걸 먼저 읽고 접하길 바람



개인적으로 책의 결론에 동의하진 않지만

매혹, 부러움(?) 뿐이었던 내가 미시마의 삶과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약간의 연민 같은 게 더해지는 변화는 가져온 것 같음


그래도 여전히 난 그의 삶과 문학이 여전히 부럽고 매혹된 상태이며

미시마가 죽음을 결심한 이유와 노린 효과에 대해

이 작가가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함



이런 오류가 잘 드러난 후반부 일부를 옮겨봄


[<책이여, 안녕!>에서 오에 겐자부로는 미시마가 자결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한다. <미시마 사건> 이후 감옥에 들어가 다시 소설을 쓰고, 극우 사상가로 변신해 출소한 뒤 극우 조직들의 환대를 받는 미시마. 물론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시마에 의해 그러한 미래는 좌절되었지만, 오에는 자아의 완성을 위해 삶의 불확실성과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져버렸던 미시마의 죽음을 성찰적인 형태로 비판했다. 그는 미시마가 자신의 미래에서 도망쳤다고 말한다. 미시마는 자신의 문학이 가진 반성적인 대화와 재구성의 가능성을 파괴했으며, 극적인 <자기 실현>의 신화 제작에 몰두하며 자신이 썼던 문학의 미래에서 달아났다는 것이다. 


미시마가 벌인 과시적 퍼포먼스는 그와 그의 작품이 도달할 미래를 의사소통의 장이 아닌 망상적인 영우의 극장으로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읽으면서들 느꼈겠지만 재밌는 모순 아님? 


사후 50년이 지났지만 잊혀지거나 시대의 광인 정도로 치부되지 않고 

어떤 마케팅이나 맥락도 없이 전세계의 독자들 사이에서 끝없이 리이슈되며 읽힌 끝에

일본과 가장 가깝지만 가장 멀었던 국가의 모 소설가와 독자들에게까지 닿아 자생적으로 일어난 붐이 아니었다면

본작 <미시마의 도쿄> 같은 책은 기획되지도 못했을 것임 ㅋㅋㅋ


이게 반성적 대화와 재구성, 의사소통의 장을 포기한 작가의 미래임? ㅋㅋㅋ

이게 실패한 자기 실현과 과시적 퍼포먼스로 삶을 마감한 바보에 대한 미래 세대의 평가이고?


병신 같은 부분은 노.무현보다 더 오래 비웃음 당하면서도

매일같이 새로운 독자들이 유입돼서 그의 문학을 읽고 생각하고 이야길 나누고 있는데? ㅋㅋㅋ



정말 사족 하나만 더, 

책을 다 읽고 이 작가의 소설이 좀 궁금해졌음

개인적으로 난 꽤나 예전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읽고 소설을 써보겠다는 꿈을 완전히 포기했었거든

그런데 이 작가는 책 끝을 '이제 나의 소설을 써야겠다' 로 마무리하더라고

비꼬는 게 아니라 정말 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작가의 소설이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