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다면 대표작도 하나씩만


나는 정지용, 서정주, 한용운 



정지용은 백록담


첫 단락을 길게 끌어감으로써 주의를 이끌고


몇줄동안 산속의 서정과 목가를 표현한 후에


깨다졸다 기도조차 잊었더니라


이 문장으로 마무리하는게 정말 인상 깊었음


표현하기 힘든 쓸쓸함이 가득찼지만


애정이 넘쳐흐르는 시가 아닌가함




서정주는 귀촉도


단어 활용이 진짜 압도적임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어디에 어떤 단어를 넣어야 맛이 살고 뜻이 사는지


정확히 파악하며 퍼즐 맞추듯 넣어놓은 느낌임


특히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같은 문장은 한 번 마음속으로 읽어보면 


여운이 굉장히 강하게 남는 경우가 많아


서정주도 섬세한 감성을 굉장히 잘 표현한다고 생각함




한용운은 알 수 없어요


문장 하나로 완결성을 가지는 시라고 생각함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길게 말할 것도 없이 문장 자체로 충만해지는


불교적인 분위기가 가미되어있으면서도 국어의 고유한 정서가 담긴


보면 볼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시라고 생각함



정지용은 분위기, 서정주는 단어, 한용운은 문장


서로의 부분에서 뛰어나지만 각자 면모에서 압도적이라 


한명보단 세명을 꼽고 싶었음


사실 여운이 남고 분위기가 좋은


그런 시를 많이 선호하는 것 같긴함..


다들 댓글로 남겨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