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반 년 전에 이런 글을 썼던 추억에 젖어 추가로 적어보려함.
여전히 지금도 서울 어딘가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고
지금도 저 때랑 전반적으로 비슷한 스탠스지만 달라진 생각도 있고 궁금해할 부분도 있을 것 같아 남김.
독립서점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던데 아무튼 답이 됐으면 좋겠음.
근 6개월동안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른 독립서점 사장들이랑 대화할 기회가 꽤 있었고 그게 좀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함.
공통점은 대부분 투잡러거나 대출을 끼고 있고, 직원 고용은 커녕 본인의 1인 노동비도 책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임.
아무래도 창업 난이도가 매우 낮은 편에 속해서 쉽게 발들이고 정리하는 게 더 어려워서 유지하는 경우도 많음.
독갤러픽도 여러 번 입고해봤는데 갤주님 책은 억지로 떠먹이는 추천으로 금각사 몇 번 판게 전부였음.
도서전 가보면 알겠지만 이 시장을 움직이는 타겟이 절대적으로 20대 여성이라
이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애매한 매장들은 빠르게 생겨났다가 계약 기간을 마치면 사라지는 것 같음.
그래서 독갤도 들어올 필요가 많이 사라지기도 함
특히 작년 한강 수상 이후 유입이 커서 현시점에서는
한국 문학 많이 읽은 손님 + 한강 책 한 권 읽은 손님 의 여성 2인 듀오가 제일 많이 방문함
그럼에도 잘되는 독립서점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상권이 제일 큼
유명 관광지에 가면 한 권 정도 기념으로 사가는 소품샵 포지션이랑 비슷하다고 느낌
손님이 읽는 책 몇 권 보면 체급이 보여서
책장 큐레이션은 작가 체급순으로 놓고 있는데
천선란부터 조예은, 높아봐야 양귀자 선에서 매출이 제일 높게 나오고
정말 가끔가다 고인물 있는데 이런 분은 독립서점 잘 안오는듯.
가끔 고전 좋아한다 하면 달과6펜스, 인간실격, 조지오웰, 카뮈 안유명한 픽 쥐어주면 해결됨.
독서 인구 아무리 늘어나고 텍스트힙 메타가 온다해도 독갤픽 좀 읽었다면 분명한 상위 1%임
ㅇㅈㅁ페이 시즌에 매출 한 20% 정도 오르긴 했는데 지금은 정상화당하고 이제 윈터이즈커밍이라 슬퍼짐.
궁금한거 있으면 시간날때 답해드림.
우리동네 독립서점들은 책팔아서 돈버는 건 포기하고 전부 문화모임 돌렸던데, 선생님께서도 하고 계신가요? 문화모임이나 음료파는 것에 대한 의견도 궁금합니다. - dc App
둘다 부정적이고 주매출은 아님. 책을 사는 것과 음료를 판매하는 것, 모임을 주선하는 것은 전부 다른 영역의 비즈니스이고, 각각을 다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본전이고, 그 본전마저 최저 시급이 나올만한 가치를 가지기는 매우 어려움. 서점이 잘 돌아가는 지 확인하는 방법은 사장 1인 운영인지만 확인해보면 됨
1인 운영이면 안돌아가는 거란 말씀이시죠? - dc App
거의 99%
추가로 모임은 재방문율이 굉장히 낮아서 항상 새로운 사람을 찾거나 새로운 컨텐츠를 제시해야하는데, 나한테는 그게 네트워킹 비즈니스, 성공팔이류랑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듦
영업시간이 들쭉날쭉하거나 주5일이상 풀타임이 아닌곳도 똑같다고 봄.
제가 자주 가는 독립서점이 있는데 이 서점은 8평? 10평쯤 되는데 안쪽 공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방2개라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상시 모임을 그 안에서 열고 손님오면 책팔고, 하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서 공간대여하면서도 책방운영이 가능하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컨텐츠는 상하반기에 한번씩 모집하는 북클럽인데, 북클럽 회원이면 모임 무료참여 외 기타등등의 혜택이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친목과 비즈니스의 경계에 걸친 애매한 스탠스인데 그래도 다른 서점에 비해서는 유리하다면 유리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가망이 별로 없어보이긴 합니다. 공간이 하나 더 있다는 이 서점의 특색에서 어떤 가능성이 보이시긴 할까요? 이래저래 도와줬고 나름 성과를 거둔 면도 있긴 한데 돌파구가 좀처럼 안보 - dc App
여서요. 그리고 제가 서점일기라는 책을 봤는데 스코틀랜드인지 아일랜드인지 암튼 그 근처 동네에서 서점마을이라는 컨셉타운이 있는데 그 마을에서 제일 큰 중고서점 판매점을 하는 양반이 쓴 책이었습니다. 암튼, 거기서 주수입원 중 하나가 고객들에게 서점주인이 선정한 책 한권을 한달에 한번정도씩 보내는 시스템이 있던데, 이 제도의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그 서점에선 꽤 성과가 있는 거 같긴 하더군요. - dc App
서점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뭘 어떻게 도와도 그 사람의 취미생활 이상이 되기 어려움. 서점은 엄밀하게 따지면 책이라는 컨텐츠의 1차 생산자보다 낮은, 이미 생산된 제품을 유통하는 소매업에 불과함. 사양산업의 사양산업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신조로 영업을 이어나가는 건 적자를 감수하면서 그 개인이 공간을 소유하는 개념이 더 크고, 더 엄밀하게 말하면 그 사람의 취미생활에 불과할 뿐임. 솔직히 나도 이 부분에서는 모순적이기도 한데, 교보문고조차도 영업손실을 교보생명에서 끌어당기고 있고, 생산자로써 서점보다 훨씬 높은 영업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큰 출판사들도 매달 그렇게 책을 뽑아내지만 마진율이 그렇게 높지 못함.
갤럼이 말한 서점의 규모로는 알 수 있는게 없긴 함. 결국 장사는 상권이 제일이고, 어떤 지속성 있는 컨텐츠를 유치하고 런칭해도 서점으로 개인이 최저 이상을 버는 건 굉장히 높은 난이도임. 말한 제도만 봤을 때 멤버쉽을 엄청 크게 유치해서 판매를 성공할 때, 서점이 맡는 역할은 서로 다른 컨텐츠를 재포장하는 일로 밖에 안느껴짐. 그게 그 서점만이 주는 대단한 가치가 되어 인정받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함.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인터넷 서점이나 쿠팡 셀러보다 그 서점이 양질적으로 나은 지 생각해보면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음
네 보통 어려운 게 아닌 거 같긴 하더군요. 의견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