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잘 알려진건데 내가 모르는걸수도 있음..
암튼 몇개 생각난김에 가져왔음
다시 해협
정오 가까운 해협은
백묵흔적이 적력한 원주!
마스트 끝에 붉은기가 하늘 보다 곱다.
감람 포기포기 솟아 오르듯 무성한 물이랑이어!
반마 같이 해구 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히 만져주지 않고 지나가다.
해협이 물거울 쓰러지듯 휘뚝 하였다.
해협은 업지러지지 않았다.
지구 우로 기여가는것이
이다지도 호수운것이냐!
외진곳 지날제 기적은 무서워서 운다.
당나귀처럼 처량하구나.
해협의 칠월 해ㅅ살은
달빛 보담 시원타.
화통 옆 사닥다리에 나란히
제주도 사투리 하는이와 아주 친했다.
스물 한살 적 첫 항로에
연애보담 담배를 먼저 배웠다
정지용의 시는 항상 전체로 읽으면 맛이 더 사는듯함
한 조각씩 조각씩 모아서 마지막 한 구에서 터트리는 느낌이긴하지만
그 마지막 한 구를 위해 빌드업을 쌓아나가는게 아니라
그냥 쓰다보니 마지막 한 구가 맛있어지는 느낌?
여튼 그런만큼 해협의 대한 묘사
특히 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듯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초반 연과 달리
5연부터는 감회를 회고하는듯한 서정적인 어구들로 채우며
연애보다 담배를 먼저 배웠다는 씁쓸홤이 묻어나오는 말로
여운을 남기듯 마무리하는게 매력인 시라고 생각함
갑판 우
나지익 한 하늘은 백금빛으로 빛나고
물결은 유리판 처럼 부서지며 끓어오른다.
둥글둥글 굴러오는 짠 바람에 뺨마다 고흔피가 고이고
배는 화려한 짐승처럼 짓으며 달려나간다.
문득 앞을 가리는 검은 해적같은 외딴섬이
흩어저 날으는 갈메기떼 날개 뒤로 문짓 문짓 물러나가고,
지구덩이가 동그랐타는 것이 길겁구나
넥타이는 시언스럽게 날리고 서로 기대슨 어깨에 육월별이
시며들고
한없이 나가는 눈ㅅ길은 수평선 저쪽까지 기폭처럼 퍼덕인다.
바다 바람이 그대 머리에 아른대는구료,
그대 머리는 슬픈듯 하늘거리고.
바다 바람이 그대 머리에 니치 대는구료.
그대 치마는 부끄러운듯 나붓기고
그대는 바람 보고 꾸짖는 구료.
별안간 뛰어들삼아도 설마 죽을라구요.
빠나나 껍질로 바다를 놀려대노니.
젊은 마음 꼬이는 구비도는 물구비
두리 함끠 굽어보며 가비얍게 웃노니.
위의 시와 상당히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
둘 다 초반부에서 해협에 대해 묘사하다
중반부부턴 개인적인 감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이 시는 좀 더 서정적인 분위기에 집중을 둔듯함
담배 한대로 쓸쓸함을 표현해낸 다시 해협과 달리
'그대'와 둘이서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니치대는 바람과 함께 해협을 완주해가는 일련의 과정은
다시 해협처럼 넘실대다 적막한 공간이 아니라
어딘가 푸른 감성으로 물들어있는, 가볍게 웃을수있는
아름다운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생각함
정지용의 바다엔 뭔가 있다..
현대어와 표기가 다른 구비도는, 가비얍게 같은 어구가
오히려 한번 더 집중해 읽게 만들어주며 분위기를 더해준다고 느껴서
어느 면에서도 참 뛰어난 시라고 생각함
피리
자네는 인어를 잡아
아씨를 삼을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따뜻한 바다속에 여행도 하려니.
자네는 유리 같은 유령이 되어
뼈만 앙사하게 보일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풍선을 잡어타고
화분 날리는 하늘로 둥 둥 떠오르기도 하려니.
아모도 없는 나무 그늘 속에서
피리와 단둘이 이야기 하노니.
달과 이 작품의 분위기가 유사하다 생각해서
둘 중 어느 작품을 추천할지 고민했는데
이 작품이 좀 더 덜 유명한거 같아서 골랐음
1,3연에서 불가능한 일에 대해 물어보고
2,4연에선 그에 화답하여 이런 아름다운 날엔
더 어려운 일도 할수있다며 달밤을 찬미하고
절정에 다다르자 피리 한 곡조로 마무리하는
달밤의 청취를 표현하는 작품임
-노니 로 끝내는 마무리는 전부 맛있는 것 같기도하고
인동차
노주인의 장벽에
무시로 인동 삼긴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 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서리다가
바깥 풍설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도 없이
삼동이 하이얗다.
분위기 하나로 다 살라먹는 시
눈 덮인 산 속에서 칼바람만 휘휘 불때
달그락거리는 찻 주전자 소리만 나는
조그만 오두막에 홀로 앉아있는 노인이 바로 그려지는
굉장히 조용하다는 생각이 드는 신기한 시임
삼동이 하이얗다는 표현은 겨울마다 생각날 정도로
참 좋아하는 표현임
이외에도 소곡, 선취, 겨을, 의자등이 있으나
분량이 너무 긴것같아 뺐음
정지용의 시는 '서정'이 있다..
크...
시인님 왜 월북을 하셔가지고 ㅜㅜ
포탄에 돌아가셨다는걸로 추정되는게 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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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멀리 항해합쇼 진짜 여운 남는 문장이지
유종호가 정지용 시의 특징의 하나로 지적했던 게 바다를 주제로 다룬 작품이 많다는 거랑 <인동차>처럼 2행 1연으로 된 절제미 있는 작품이 많다는 거였는데 여기서도 그게 잘 나타나네
정지용의 바다는 정말 좋은 시가 많은듯 절제미로 끊는 것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