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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도끼 단편선을 읽어봤음. 순서는 윗짤 참고.

장편에 비해 재미는 떨어졌음. 그치만 도끼를 덕질하는 독갤러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거라 생각함. 도끼 장편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 폐쇄적이고 찌질한 지하인간, 러시아 민족주의 성향, 형제애 등등이 단편에도 묻어나오기 때문임.

크리스마스 트리와 결혼식, 정직한 도둑. 이 두 단편은 가난한 사람, 지하인간의 심리를 면밀히 파헤침. 지하수기나 죄와벌에서 볼 법한 분위기가 이어짐. (물론 짧은 단편이라 내용은 별 거 없음.)

보보크와 농부 마레이는 러시아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도끼의 정치관을 여실히 보여줌. 특히 농부 마레이는 도끼의 어느 작품보다도 이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수용소 생활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선명히 시사해 줌.

우스운 인간의 꿈은 카라마 축소판 정도로 느껴졌음. 정확히 말하면, 조시마 장로+알료샤의 신념을 담아놓은 작품인 것 같았음. 도끼 종교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는 게 좋을 듯. 카라마를 원활히 이해하는 데도 도움될거임. (물론 재미는 그다지...)

마지막에 수록된 \'푸쉬킨에 대하여\'는 푸쉬킨 동상 제막식 행사에서 도끼가 연설했던 부분을 가져온 거임. 이 행사에서 앙숙이었던 투르게네프와 화해했던 걸로 유명하기도 하구...
여기서 도끼는 형제애를 역설하며, 유럽과의 화해를 도모해야한다는 식의 연설을 함. 당시 러시아는 러시아정교+민족주의 성향과 유럽의 선진문물을 받들자는 서구주의 성향으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이를 러시아식으로 통합해보자! 뭐 이런 뉘앙스임. 러시아 역사 및 문학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함.


요즘 독후감 쓰면서 느낀 점은, 매일같이 독후감을 써내는 몇몇 독붕이들이 참 대단하다는 것과 한번만 읽고 감상을 쓴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

이젠 카라마 가이드나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