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편지 두 통을 심장 바로 위에 간직했는데, 밖에 나갈 때면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으며 집에서 드레싱 가운을 입고 있을 때면 사이드포켓에 넣었으니 물론 그곳은 심장 위가 아니라 심장 옆이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그녀가 생각하길 중요한 것은 감정이었는데, 그녀가 생각하기에 두 편지는 그녀의 심장 위에 있었고 영원히 그럴 것이며 이미 며칠간, 실은 몇 주간 두 편지와 함께했는데도 그녀는 결코 편지와 떨어지지 않을 작정이었던바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이 무한한 행복을 누군가와, 친척이나 지인과 나누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나눌 사람을 아무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도러에게는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허사였고 이렌조차도 이것을, 그녀 영혼의 유일한 비밀을 감당할 만한 사람은 아니었으니 이 이렌-진정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고락을 함께한 이렌-에게 그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조차 없었거니와 이렌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매사에, 모든 감정과 모든 환희에-하지만 이 모든 것은 언제나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 있었는데-찬물을 끼얹었으며 편지 두 통이 그녀의 심장에 바싹 붙어 있는 지금 이렌은 결국 편지를 조롱하고 그녀를 다정하고 어리고 낭만적인 바보라고 놀릴 터였던바 그녀는 그녀를 늘 그렇게 생각했으나 이번에 그랬다가는 그녀의 심장이 조각조각 부서질 것 같았으니 그녀는 편지 두 통 아래에 있는 이 심장이, 자신의 심장이 어찌나 연약하게 느껴지던지 어떤 섭섭한 말뿐 아니라 이렌 같은 사람의 정색한 충고에도 무너질 것 같았기에 편지 두 통을 항상 몸에 지니고서 시내 여기저기를 극도로 조심하며 다녔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이 연약한 심장도 지니고 다녔으니 그녀가 두 편지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단연코 아무도 없었던 것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고 그것은 그녀가 다시 한번 행복을 느낀다는 것으로, 그녀의 행복은 그렇게 단순한 말로 표현할 수 있다고 그녀는 행복하게 생각했거니와 계획을 짜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편지 두 통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그토록 지독하게도 섬세한 감정이 그녀에게로 흘러들었는데, 이 감정을 그녀가 다시는 바랄 수 없던 것은 다시는 이토록 무한히 세련된 말을 소망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이 너무나, 하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운 때에 이 일이 자신의 삶에서 한 번 더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어서, 그녀는 기적이, 그녀가 언제나 기다렸으나 언제나 실망으로 끝난 기적이 또다시 일어나리라고는 조금도 믿을 수 없었던바 _278~279쪽



뱅크하임 남작의 귀환인데 원래 다 이렇게 쓰시나


숨셔요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