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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프루스트처럼 방대한 길이의 문단을 가지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 묘사의 방식에 있어서는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으므로, 글을 읽을 때 다소 더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 비록 이 글에 나타난 간접 화법이 글을 더 주의깊게 읽게 만든다는 점은 있겠으나, 독자에게는 다소 장벽이 될 만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등대로' 에서 저자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물들에 대한 감정적인 동요와 고뇌를 직시하는 과정을 통해 일종의 감정적 해소를 그려낸다. 이를 통한 매개로 쓰이는 릴리의 그림은 그녀에게는 일종의 삶의 의의에 가까운 것이지만 외부(찰스로 대표되는 당시의 남성 지배적 억압)에 의해 지속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3부에서 그녀의 의식의 흐름적 묘사는 1부에 나타났던 램지 일가의 묘사를 기반으로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서도 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상깊은 점으론 1부의 만찬 등에서 나타나는 개개인의 심리적 긴장감의 묘사의 탁월함과, 2부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죽음과 쇠퇴의 묘사 등이 있을텐데, 전자의 경우는 병리적일 정도라 생각될 정도의 미묘한 긴장감의 전달이, 후자의 경우는 간결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의 전달력이 강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등대로'는 20세기 초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당시의 남성 지배적 세계관 하에서의 개인의 실존에 대한 고뇌를 비유적 이미지가 가득히 채워내고, 잘 짜내어진 구성과 깊은 심리묘사에 강점이 있는 글이기도 하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개인의 심리를 깊게 파헤친 글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있을법한 글로, 비유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나름 즐겁게 읽은 글이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