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희 = 조선 소설의 신
이만큼 '조선정조에 일관된 작품'이 있던가?
소설의 신님이 휘두르는 붓 끝에서 모든 인물들은 살아 숨쉬고 문장은 춤을 추며 독자는 역사적 장면 속에서 거닐게 된다.
그러나저러나
사계절판 부록에 딸린 소설의 신님의 글을 보면 억압에 저항하는 '의적'으로서 임꺽정을 그리고 싶었던 모양인데
읽다보면 그냥 여윽시 쌍놈들의 도적패당임.
정말로 의기와 분노로 떨쳐 일어났으나 결국 분노만 남으며 타락하고 패퇴하게 될 예정인 청석골 패당을 보면 가슴이 착잡해진다.
특히 주인공 임꺽정이 어렸을 때부터 현인이신 양주팔 어르신과 다니면서 넓어진 식견과 견문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탄식만 나온다.
식민지 현실 속에서 갈 데 없는 분노가 표현된 것인가.
미완이지만 아들인 홍석중 씨가 마무리 지었다는 데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아시는 분 있는가?
그냥 열린 결말로 남기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있던데
근데 열린결말 수준이 아님. 너무 끝나기엔 일러. 실제 역사기록과 벽초 선생이 기획한 걸 볼 때 최소 3권은 더 진행될 수 있음.
벽초 선생도 화적편이 본편이고 다시 화적편은 청석골-자모산성-구월산성 3편으로 이뤄질거라 함. 여기에 화적편 뒤에도 임꺽정 아들 이야기를 후일담처럼 쓴다는 건 덤임. 근데 실제론 이제 자모산성으로 이사가서 본격적으로 자모산성편이 시작하려는 참인데 끝나버림...
지금도 엄청난데 3권 더 난장판 벌이고 장대하게 피날레 맺었으면... 생각만 해도 웅장하다!
드라마랑 같이 보는 재미도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