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주에다 홀아비고, 유명한 가문이며, 배경도 든든하고, 재산도 있다고 자기소개를 했소.

자, 이렇게 되니, 내가 쉰 살이고 그 여자애가 열여섯도 채 안 됐다는 게 무슨 상관이겠소?

누가 그런 것에 신경이나 쓰겠소? 정말 매혹적이지 않소, 예? 정말 매혹적이지요, 하하! 내가 그 아빠 엄마하고 얘기 나누는 걸 댁이 봤어야 하는데!

그때 내 모습은 돈을 내고서라도 볼 만했소. 딸이 나와서 무릎을 살짝 꺾으면서 사뿐히 절을 하는데, 상상할수 있을 거요.

아직 짧은 원피스를 입고, 채 벌어지지도 않은 꽃봉오리였소.

그런 여자애가 얼굴을 붉히며 아침노을처럼 빨개지는 거요(물론, 내가 왜 왔는지 미리 귀띔을 해 두었겠지요).

여자의 얼굴에 대해 댁의 취향이 어떤 건지 모르겠소이다만, 내 생각으로는 이 열여섯이라는 나이, 아직 어린애 같은 눈동자, 그 수줍음,

그리고 부끄러움의 눈물, 내 생각에 이것은 이미 아름다움 이상의 것이오. 더구나 이 소녀는 그림처럼 예쁘게 생겼소.

양털 모양으로 곱슬곱슬 조그맣게 만 밝은색의 머리카락, 도톰하고 빨간 입술, 작은 발, 정말 매혹적이지요……!

이렇게 안면을 튼 뒤에, 집안 사정 때문에 급하다고 말하니까, 바로 다음 날, 그러니까 그저께 우리를 축복해 주었소.

그때부터 나는 그곳에 가자마자 소녀를 내 무릎 위에 앉히고는 내려놓지 않소…….

그러면 소녀는 아침노을처럼 얼굴을 붉히고, 나는 쉴 새 없이 입을 맞추는 거요. 물론 그 어머니가, 이이는 네 남편이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겠지요.

한마디로 말해서, 극락이오! 지금의 약혼자 신분이 남편 신분보다 아마도 정말 더 나을 거요.

여기엔 이른바 la nature et la vérité(자연과 진실)이라는 게 있으니까!

하하! 나는 그 여자애와 두 번 정도 이야기를 나눠 보았소. 절대로 멍청한 소녀가 아니오.

어떤 땐 나를 살짝 훔쳐보는데 태워 버릴 것만 같은 눈매요. 라파엘의 마돈나 같은 얼굴이라오.

시스티나 성당의 마돈나는 환상적인 얼굴, 슬픔에 찬 유로지바야의 얼굴이지요. 댁은 그걸 느끼지 못했소? 그렇소, 바로 그런 얼굴이오.

축복을 받자마자, 나는 바로 그다음 날 1,500루블어치의 선물을 가져갔소.

다이아몬드 장신구 한 점, 진주 장식구 한 점, 그리고  부인용 은제 화장품함을 선물했는데, 갖가지 것들이 들어 있는 아주 큼직한함이었소.

그러자 소녀도, 그 마돈나도 얼굴이 새빨개지는 거요. 어제도 나는 소녀를 무릎에 앉혔는데, 분명 내가 너무 거리낌 없이 굴었던 모양이오.

소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두 눈에 눈물까지 솟구치고 있는데도, 그걸들키지 않으려고 하면서 온몸이 뜨겁게 타고 있었소.

모두들 잠시 나간 사이에 나와 단둘이 남게 되자, 소녀는 갑자기 내 목에 달려들어 (스스로 그런 건처음이었소) 두 팔로 나를 꼭 껴안고 키스하면서,

나에게 순종적이고 정숙하고 착한 아내가 되겠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 자신의 일생을, 자기 삶의일 분 일 초까지 나를 위해 바치며 모든 것을,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

대신 내게서 원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존중뿐이다, 더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어떤 선물도요!’ 하고 맹세하는 거요.

댁도 동감일 거요, 곱슬곱슬하게 만 고수머리에 비단 레이스 원피스를 입은 열여섯 살짜리 천사 같은 소녀가 처녀다운 수줍음에 얼굴을 발갛게 붉히고

눈에는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런 고백을 하는 것을 단둘이 있는 데서 듣는다는 것은—댁도 동감일거요—정말로 매혹적이오.

매혹적이지 않소? 정말이지 얼마만한 가치는 있잖소, 예? 암, 가치가 있지요?

아무렴…… 암, 들어 봐요…… 암, 내 약혼녀한테 같이 가 봅시다…… 다만 지금은 아니오!”


내가봐도 얜 또라이인거같긴한데 그거랑 별개로 몸은 반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