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내 집에 정착하고 나서 며칠 지난 뒤,

그리고 친정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한 고통이 사그라진 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온 집 안을 보여주었다.

나는 다락이 곡식저장고이며 포도주와 땔감은 지하실에 저장되어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나는 온 집안을 다니며 식탁에서 어떤 물건이 어떤 위치에 놓여야 하는지 등등을 알려주었다.

마침내 내 아내가 그 위치와 목적을 알지 못하는 집기가 더 이상 없게 되었다. (중략)


나의 책과 기록물, 그리고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물품만은 봉인해두기로 결정했다.(중략)

아내는 이런 물건을 읽는 것은 물론이고 손도 대어서는 안 되었다.

나는 기록물을 신성하고 종교적인 대상이라도 되는 양 항상 서재 안에 잠가두고 가지런히 정리해두었다.

나는 나와 함께든 홀로든 아내가 서재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중략)


아내에게 조언을 구하는 남편은(중략)

만일 여자의 머리 안에 진정한 신중함이나 훌륭한 조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미친 사람이다.


(중략)이런 이유로 나는 항상 신중하게 나의 비밀을 여자가 알지 못하게 하려 한다.

나는 아내가 가장 사랑스럽고 다른 누구보다 사려깊고 겸손하다는 것을 의심치 않지만,

그녀가 나에게 해를 입힐 수 없도록,

나를 해코지할 생각조차 못하도록 해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나는 집안일이나 행실 문제 또는 아이들 문제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내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