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K28A1)
그는 69회 올림피아기¹에 절정기였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IX. 23)
¹ 기원전 504-501년
(2)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K28A1)
엘레아 사람이며 퓌레스의 아들인 파르메니데스는 크세노파네스의 제자였다
(테오프라스토스는 『요약집』에서 그가 아낙시만드로스의 제자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크세노파네스의 제자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람을 추종하지는 않았다. 소티온이 말한 바에 따르면, 그는 디오카이타스의 아들이며 피타고라스학파 사람인 아메이니아스와도 교류했는데, 이 사람은 가난하긴 하나 멋있고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는 오히려 이 사람을 추종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죽었을 때, 그는 빛나는 가문 출신인 데다가 부자이기도 했으므로, 이 사람을 위해 사당을 세워주었다. 또 그가 평온함으로 [삶의] 방향을 돌리게 된 것도 크세노파네스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메이니아스에 의해서였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IX. 21)
(3) 파르메니데스 해제
파르메니데스는 이오니아의 포카이아인들이 페르시아에 의해 정복된 후 남부 이탈리아에 새로 개척한 도시 엘레아에서 이주민 2세로 태어났다. 전통적인 연대기 서술은 그의 출생 연대를 엘레아가 세워진 540년 전후로 상정하였지만, 이런 문제에 있어서 통상은 정확성이 떨어지는, 그래서 이 사안에서는 오히려 더 신빙성 있어 보이는 플라톤의 언급을 따라 기원전 515년 전후로 추측 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부유한 귀족 출신이고, 엘레아의 입법에 관여했으며, 매년 취임하는 공직자들이 그가 만든 법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했다는 기록(플루타르코스 『콜로테스에 대한 반박』 1126a: DK 28A12)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단지 사변적 사상가로만 산 사람이 아니라 당대인들의 실제 삶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존경받은 인물이었던 것 같다.
흔히 크세노파네스의 제자였다고 이야기되지만 피타고라스 학파와의 관련을 더 중시하는 전승도 있다. 이오니아에서 시작된 철학이 그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탈리아 반도에서 펼쳐 졌고 그 새로운 흐름이 바로 이 두 부류라는 점에서 두 가지 전승 다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할 수 있겠는데, 어떤 방식의 영향이 파르메니데스 저작에 들어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그에게 영향을 주었을 만한 또 한 사람이 바로 이오니아에서 활동한 헤라클레이토스인데, 파르메니데스가 먼저 활동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없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대체로 헤라클레이토스가 먼저이고 파르메니데스 철학은 그의 철학에 대한 대응의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방향으로 논란이 정리되어 있다.
엘레아의 철학자 파르메니데스는, 단지 시간상으로만이 아니라 중요성의 정도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초기 희랍 철학사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철학자라고 해도 별 손색과 이견이 없다. 이오니아에서 시작한 초기 희랍 철학사는 파르메니데스에 와서 일대 도전과 전환을 맞게 되고, 그리하여 이후 희랍 철학사 및 서양 철학사는 길게 드리운 파르메니데스의 그늘 아래에서 펼쳐지게 된다. 서양 철학사가 플라톤 철학에 대한 일련의 주석이라고 한 어느 철학자의 말이 크게 무리 있는 평이 아니라 한다면, 비슷한 시각에서 바로 그 플라톤 철학이 파르 메니데스 철학에 대한 일련의 주석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철학자들이나 철학사가들이 파르메니데스에 대한 이런 평가에 대체로 공감하는 것은 희랍 철학사에서 파르메니데스 철학이 내용과 형식 두 측면에서 일대 진전을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용의 측면에서 파르메니데스 철학은 이전 철학자들의 자연 설명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토대로 자연/실재에 대한 진정한 접근 방식이 무엇인가를 물으면서, 자연/실재에 대한 설명의 기준과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자연 세계의 아르케(archē: 근원), 즉 기원 내지 구성 원리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 이전 철학자들의 주 관심사였다면,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적 기획은 그 물음과 대답 자체가 어떤 의의와 한계를 지니는지를 반성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런 반성의 산물이 바로 그의 형이상학과 자연학이다. 진짜로 있는 것(to eon)을 화두로 삼아 전개되는 진리(Aletheia)편의 존재론이 그의 형이상학적 사변의 산물이라면, 불(빛)과 밤이라는 두 원리를 기초로 삼고 전개되는 의견 (Doxa)편의 우주론 내지 우주 생성론은 그의 자연학적 사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내용 상의 이런 혁신은 형식상의 진전과 병행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앞선 철학자들의 담론에는 주장이 있고 가르침이 있지만, 그것에 대해 이유를 대고 정당화하는 논변(argument)이 완벽한 모습으로 들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논변을 철학의 방법으로 확립시킨 철학자가 바로 이 사람이고, 그의 현존 저작에는 서양 지성사에서 최초로 완전한 논변의 모습을 갖춘 논의가 들어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철학다운 철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바로 파르메니데스에서부터라고까지 말하게 되는 것이다.
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