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성공시키는 방법> 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아니였다.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업자 피터 틸이 2012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한 것을
학생 블레이크 매스터스가 정리하였고 그 정리 노트가 인기를 끌자
피터 틸과 블레이크가 합작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애초에, 책으로 쓰려고 쓴 글이 아니였던 것이다.
그런 탓인지, 여느 다른 책들 처럼 하나의 결론을 위해서 기승전결이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피터 틸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생각을 단편적으로 모아 놓은 것이었다.
그래서 페이지 수는 200쪽 초반으로 별로 길진 않지만, 각 챕터마다의 연결성은 조금 부족했다.
그러나, 피터 틸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후반부에 가서 7가지 법칙으로 귀결되었다.
- 기술 :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 시기 :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 독점 : 작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시작하는가?
- 사람 : 제대로 된 팀을 갖고 있는가?
- 유통 : 제품을 단지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할 방법도 갖고 있는가?
- 존속성 :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향후 10년, 20년간 방어할 수 있는가?
- 숨겨진 비밀 :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독특한 기회를 포착했는가?
그 중에서도 중요한 법칙 3가지만 뽑는다면
경쟁 상대를 압도할만한 "획기적 기술"
제품을 소비자한테 온전히 전달하는 "유통 방법"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양분이 될 수 있는 "소규모 독점 시장"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는 나에게
"유통"의 중요성은 뼈저리게 느껴졌다.
내가 집필한 책 [근골 개혁]도 사실 내 주위 사람들을 제외하면
일반 대중들에게 전해질 만한 '유통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위 7가지 법칙은, 확실히 스타트업 경영에 대한 피터 틸의 통찰이 느껴지는 목록이다.
그리고 이런 법칙에 대해서 설명할 때, 성공적인 기업의 무용담이 아닌,
2000년대 중후반 친환경에너지 버블을 만든 여러 기업(태양광패널, 태양광전지 등등...)이
어떻게 실패하여 파산까지 이어졌는지를 통해 보여준다.
지금까지 일론 머스크나 젠슨 황의 성공 신화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순진한 꿈을 꾸고 있었다면,
조금만 삐끗해도 저렇게 나락에 갈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으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물론 파산한 친환경에너지 기업처럼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마지막으로 인용하고 싶은 여러 글귀들
신생기업에게 완벽한 표적 시장은 경쟁자가 없거나 아주 적으면서도
특정한 사람이 적은 규모로 모여 있는 시장이다.
뭐가 되었든 큰 시장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이미 여러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큰 시장이라면 더욱더 나쁜 선택이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라.
세일즈 담당자가 안 보인다면 당신이 세일즈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
기업가는 거시적 차원의 통찰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
아무리 어느 분야가 중요해도
그저 참여하는 것만으로 저절로 위대한 기업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가치 있는 기업이 되려면 틈새시장을 찾아내
작은 시장을 지배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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