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참존가 질문글이 있어서, 오랫만에 민음사판을 펴 보았어.
그러다가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았는데... 두번째 쪽에 바로 첫 난관이 나오더라구. 이 부분 나만 어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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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원한 회귀라는 사상은 세상사를 우리가 아는 그대로 보지 않게 해 주는 시점을 일컫는 것이라고 해두자. 다시 말해 세상사는, 세상사가 덧없는 것이라는 정상참작을 배제한 상태에서 우리에게 나타난다. 사실 이 정상참작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심판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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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해석이 어려운 이유는 1. 니체의 영원 회귀, 2. 그대로 보지 않게 해 주는 시점 + 덧없는 것 + 정상참작 ... 이런 것들 때문이 아닐까 함.
1. 니체의 영원회귀
이건 지금 일어나는 일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떠한 삶을 살겠는가?" - 즉, '나' 스스로 반복되어도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만일 '내 삶'이 아닌 14세기 아프리카에서의 전쟁, 프랑스 혁명 등등에 영원회귀가 적용된다면??? 존나 무의미한 것이 영원히 반복될 뿐.
그래서 참존가 4번째 문단에서는,
그렇다. 그 전쟁은 우뚝 솟아올라 영속되는 한덩어리로 변할 것이고 그 전쟁의 부조리는 치유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의 부조리는 치유될 수 없을 것이다 => 무의미함을 되돌릴 수 없다 => 무의미함은 영원하다
2. 그대로 보지 않게 해주는 시점 + 덧없는 것 + 정상참작
키워드는 세상사에는 '덧없음'이 숨겨져 있음.
영원회귀의 교훈을 통해 '세상사가 덧없다'는 것을 감안해서 보는 시점이 있으면 '세상사가 덧없는 것이라는 정상참작'이 가능. 정상참작은 법률용어로 범법자의 특수한 상황이나 상태를 고려한다는 얘기라 함.
하지만 사람은 이런 '정상참작을 배제'하고 세상사를 보이는 그대로 본다.
사실 이 정상참작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심판도 내릴 수 없다.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석양으로 오렌지 빛을 띤 구름은 모든 것을 향수의 매력으로 빛나게 한다. 단두대조차도.
즉, 영원회귀에 의하면, 무한하게 반복되는 덧없고 무의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상사를 간단하게 옳고 그름으로 가릴 수 있을까?
하물며 이런 영원회귀(=무거움)가 없어진다면? 일회성 덧없고 무의미한 가벼움만 남게 된다.
이러한 히틀러와의 화해는 영원한 회귀란 없다는 데에 근거한 세계에 존재하는 고유하고 심각한 도덕적 변태를 보여 준다. 왜냐하면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처음부터 용서되며, 따라서 모든 것이 냉소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자(밀란 쿤데라)는 히틀러 마저도 가볍게 용서해 주는 (혹은 냉소적으로 가벼이 여기는) 태도를 보인다.
- 끗
걍 허무-가벼운거, 영원회귀-무거운거 라고 하면 끝나는 문제긴 함
참존가 자체가 무거운게 더 좋냐 가벼운게 더 좋냐 답을 내리거나 주장이 들어있다기보단 걍 왔다갔다 하다가 끝나는 소설이라
나는 첫 장에서 역사를 언급한 걸 다르게 이해했음 역사 속 아프리카 전쟁이나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는 그것이 아무리 부조리하고 참혹하다고 해도 이미 지나간 것이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하지만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이 적용된다면 그 부조리함이 영원히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그 역사적 사실의 의미는 더 무거워진다. 라고 해석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