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먹고서야 시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한번씩 시집을 사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문득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생 3학년때 시와 관련된 2개의 기억이 있다.
하나는 땅끝이라는 시와의 기억이고
하나는 고드름이 소재였던 시였다.

고드름이 만들어질 때 그 어려움을 표현하는 시였는데
40명이 앉아있는 교실에 선생님이 물어봤다.
\"이 시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드니?\"
내게 물어봤는지, 아니면 모두에게 질문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나는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마음속에서 하나도 느끼지 못한 느낌으로
\"힘들게 만들어진 고드름을 함부로 때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아직도 내가 말한 것과 진심으로 느끼는 감정의 괴리를 잊을 수 없다.
거기에다가 선생님은 칭찬을 하셨다.
나는 정답을 말한 것이였을까.

다른 기억은 40분짜리 수업에 나희덕의 땅끝이라는 시를 배울 때다.
시를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수업은 진행됐다.

이 구절은 화자의 유년 기억에 대한거란다
뒷걸음질은 뭘 의미하는건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요즘 수업은 어떨진 모르지만
내 기억에서 초등학생 당시의 문학수업은 자신의 표현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었다.

........

남들이 이해한 방식을 배우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자신이 느낀 순간만이 진정 살아 숨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