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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업으로 이북 찍먹중인데 실망이 크네남들 스마트폰 쓰고 있을 때 나혼자 구형 PDA쓰는 느낌임자기 전이나 지하철에서 책 자주 읽는 편인데원래 아이패드 미니로 책 읽다가, 눈 워낙 편하다 이래서 하나 사봤다.근데 기계가 너무 답답하다.책 넘기는 것까지 딜gall.dcinside.com



그 시절, 이북리더기 신품은 10만원 남짓이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세월이 흘러 플리마켓에서 다시 마주한 그녀는, 마치 못생긴 첫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처음 전자책을 접했을 당시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빠릿빠릿한 스마트폰에 익숙했던 나는 금세 인내심을 잃었다.

절망했고, 힐난했으며 불평을 토해냈었다. 


마치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 채 첫사랑을 맞이한 소년처럼, 

새로운 여자에 대해 불만만 가득했고, 다른 이와 비교를 했고, 결국에는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났다.

그렇게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첫사랑을 보냈다.



신뢰하지도 않고, 애원할 일도 없다. 

그저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한 기계일 뿐이었다.


이제는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는다.

만원 남짓한 가격표를 달고, 나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다.


여러 손을 거쳐 누리끼리하게 바랜 외형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대로인 모습이 나를 안심시켰다.

오래된 향이 스며든 듯, 그녀에게선 아직도 전 주인의 흔적이 났다.

아마 그 앳된 전주인 여자도 그녀를 사랑했을 것이다.



신형 이북리더기들을 찬미받을 만했다. 

더 높은 해상도, 빠른 반응속도, 향상된 성능. 

하지만 그것들은 내 것이 아니었다.

사랑하지 않는 기계를 자랑할 이유는 없었다.


얼마 전, 도서관들은 그녀의 이름을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지원이 끝났다는 통보였다.

이제는 나 같은 고리타분한 사람만이, DRM을 까고 EPUB으로 책을 읽을 것이다.



이제는 그녀 곁을 지켜주려고 한다.

느긋함의 여유, 단순함의 편리함.

그 둘을 비로소 배울 나이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