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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추리소설만 보다가 멋진 신세계 처음 읽었는데 후유증 개세개 옴
나는 책을 볼 때 배경과 설정은 아무리 불합리해도 어느정도 납득하며 읽음. 이번에 읽은 멋진 신세계또한 그랬고. 일반상식은 통하지 않고 자유도 논리도 제거된 그 세계를 난 받아들였음. 그래서 나는 그 세계관에서 살아가는 등장인물에게 주목해봄.
버나드 마르크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캐릭터였음. 그는 문명화된 사회에서 작게나마 저항하며 자유를 추구하고 고독을 즐기며 작중에서 등장하는 소마라는 약도 전혀 먹지 않고 예술과 미를 중요시하던 인물임.
난 개인은 사회에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며 상호작용하는 입장과 사회는 개인의 사고와 행위를 구속하는 입장을 고수함. 그러나 버나드 만큼은 예외라고 해도 될 것같다고 생각함. 그만큼 나는 버나드의 내면은 아름답다고 느꼈거든. 특히 레니나와 바다를 보는 씬은 진짜 개레전드였음.
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갔지. 나중에 그는 야만인 존을 데려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때까지 자신이 누리지 못한 것들을 누리니까 오만이란 이름의 감옥을 스스로 들어가게 됨. 근거 없는 권력의 위치가 한순간에 뒤바뀌자 나는 버나드에게 큰 실망을 느꼈음.
후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만 그는 결국 알코올이 가득 찬 유리병 속 세계를 아주 조금밖에 깨지 못했던 거지.
무스타파 몬드는 세계관 내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이자 그 괴상한 문명세계의 우스꽝스러움을 인지하고 있는 인물임. 나는 이 인물이 어쩌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함.
이 책의 명대사를 대다수의 사람은 17장 최후반부 존의 “나는 안락함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부분을 뽑겠지만 나는 약간 다름. 과거의 낡은 산물인 고급예술 혹은 안정이란 이름의 행복 중 양자택일을 해야했던 그는 자신만의 진실된 행복인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기꺼이 포기하고 모두의 거짓된 행복으로 통제되는 문명 세계를 택함.
그래서 난 16장 최후반부의 “그것이 바로 내가 치른 대가였습니다“ 부분이 명대사라고 생각함. 결국 그는 금고 속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란 야만 세계를 대가로 문명 세계에 삼켜지는 것을 원했던 거.
다양한 리뷰를 보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무스타파를 체제를 이용하는 악이라고 보던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음. 멋진 신세계 속 두 사회는 서로의 입장을 결코 이해할 수 없으니까. 극단적 보수파가 극단적 진보파를 설득하려는 거랑 똑같음.
마지막으로는 야만인 존은 버나드가 타락한 후 작품의 진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캐릭터임. 그는 야만 세계에서 어머니 린다가 야만세계로 올때 가져온 책으로 문명 세계에 대한 이상을 가졌고. 후에 버나드를 만나 문명세계로 온 그와 린다는 문명 세계에서 지냄.
그는 버나드의 옛 연인 레니나와의 관계와 헬리콥터에서 보낸 3주일, 어머니 린다의 죽음, 소마 투척 사건과 무스타파와의 언쟁에서 그는 문명 세계에 환멸을 느껴 18장에서 어떤 세계도 가지 않고 등대란 곳으로 향함. 그곳에서도 온갖 조롱을 당하던 존은 옛 연인 레니나와도 만나지만 그녀도 거부하고 결국 혼자 남겨짐.
나는 등장인물 모두가 결국 기계의 톱니바퀴가 된 마당에 존 만큼은 기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음. 마지막 문장을 읽기 전까지. 난 마지막 문장을 읽고 제가 잘못 읽은 건줄 알았음. 바로 인터넷으로 서칭해봤는데 역시 사실이었고.
존이 자11살11하며 끝나는 결말은 나는 납득할 수가 없었음. 존은 책에서 가장 깨어있는 인물인 줄 알았거든. 그러나 존 역시 문명 세계에서 환각적인 편안함과 거짓된 안정감과 레니나를 향한 허황된 사랑을 그는 느꼈던 거겠지. 결국엔 그도 문명 세계와 레니나라는 감옥에서 나오지 못했던 거고.
결국엔 제목인 멋진 신세계란 결코 반어법만은 아니라고 봄. 아무리 악인이어도 좋게 포장한다면 선인이 될 수 있으니까. 책에서도 존이 문명세계에 가기 전에 어머니 린다를 통해 들은 문명세계는 정말로 멋진 신세계였기 때문임. 혹시 몰라 어떤 염세주의자는 문명 세계가 정말로 멋지다고 여길수도.
즉, 멋진 신세계란 '거대한 백일몽 속에서 신기루를 쫓는 톱니바퀴들의 이야기' 아닐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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