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북스 정지용 전 시집 190쪽.


선취(船醉)*


해협이 일어서기로만 하니깐

배가 한사코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괴롬이란 참지 않아도 겪어지는것이

주검이란 죽을 수 있는것 같이.


뇌수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꼬꼬댁 소리도 할수 없이


얼빠진 장닭처럼 건들거리며 나가니

갑판은 거북등처럼 뚫고나가는데 해협이 업히랴고만 한다.


젊은 선원이 숫제 하–모니카를 불고 섰다.

바다의 삼림에서 태풍이나 만나야 감상할수 있다는 듯이


암만 가려 드딘대도 해협은 자꼬 꺼져들어간다.

수평선이 없어진 날 단말마의 신혼여행이여!


오직 한낱 의무를 찾아내어 그의 선실로 옮기다,

기도도 허락되지 않는 연옥에서 심방尋訪하랴고


계단을 나리랴니깐

계단이 올라온다.


또어*를 부둥켜 안고 기억할수 없다.

하눌이 죄여 들어 나의 심장을 짜노라고


영양令孃*은 고독도 아닌 슬픔도 아닌

올빼미 같은 눈을 하고 체모에 긔고있다.*


애련을 베풀가 하면

즉시 구토가 재촉된다.


연락선에는 일체로 간호가 없다.

징을 치고 뚜우 뚜우 부는 외에


우리들의 짐짝 트렁크에 이마를 대고

여덜시간 내–간구懇求하고 또 울었다.


*1 1부 「정지용 시집」2장 75쪽에 같은 제목의 시가 또 있다.

*2 도어(door). 문.

*3 영애. 윗사람 또는 남의 딸을 높여 이르는 말.

*4 체면을 겨우 지키며 힘들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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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뇌수가 튀어나올 것 같이 괴롭지만 끙끙 소리도 낼 수 없는 배멀미를 앓고 있는데 선원은 한가롭게 하모니카나 불고 앉아있다.

아가씨는 체면이 상할까봐 괴로운 내색도 못 내고 있다. 도와달라 연락한 배는 아무런 소식이 없어 여덟 시간이나 더 고생을 해야 했다.

선취는 생동감 넘치고, 우스꽝스럽지만 공감도 되는 재미있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