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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나라가 생겨난 시점부터 지금까지도 유효한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서사는 그 강력한 매력 뒤에 무수히 많은 패배자들을 낳아왔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 등의 작품들을 통해 그 꿈의 뒷편은 수없이 묘사되어 왔음에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의 서사는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글의 주인공인 스위드는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적 체현으로, 그는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WASP스러운 외모와 능력으로 성공적인 미국 서사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그가 유대인이란 것은 이민자로서의 성공 서사를 더욱 강화하는데, 이민자들이란 넓은 범위 안에서도 유대인은 아일랜드계, 동유럽계와 같이 천시받던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나 수위에 꼽히는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스위드가 미국의 전통적 거주지로 이사하여 미국의 세계관에 합류한다는 것은 그가 스스로가 되길 바랐던 존재-이상의 미국인-가 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성공 서사-미국의 목가라고 묘사하는-가 결코 존재할 수 없음을, 혹은 이전에는 존재했더라도 오늘날에는 더이상 성립할 수 없음을 이 글은 지속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예시로 나타나는 것은 68혁명을 전후로 하는 미국의 정치적 혼란기 시대에 등장한 그의 딸인 메리로, 이 시기가 기성세대들조차 세계의 질서의 확고함에 잠시나마 의심을 가지던 시대이자 기존의 전통적 가치관이 부서져가던 시기기도 하다.

그의 딸인 메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그 나름대로의 기존과는 다름을 갖고 있었으며, 몇번의 교정시도가 작동하는 듯 하면서도 마침내 파괴적인 붕괴로 미국의 새로운 혼돈을 가리키는 인물이다. 기존의 전통적 가정과 도덕이라는 준거 하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메리의 행동은 스위드가 끊임없이 그 원인을 찾음에도 불구하고 발견할 수 없었던, 기존과는 다른 시대. 해체되며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세계를 드러낸다.

그가 성취한 미국적인 환상이 부서짐을 통해 드러나는 것과 함께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환상 역시 부서져 있음을 묘사하는데, 이는 이 글이 스위드라는 유대인 이민자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한 신화의 붕괴가 찾아왔음을 보여준다. 이는 마지막 붕괴 부분에서 등장하는 파티의 참여자들이 미국의 각계각층에 위치한 성공적인 서사를 쌓은 자들의 모임이란 것을 통해 드러난다. 이 전통이 부서진 세계에 온전히 남는것은 그들을 조소하는 웃음이거나, 혹은 이미 그 신화를 부정한 자들뿐이다.

저자가 그려내는 이 비극은 그 이전까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고 여겨졌던 성공 서사가 더이상 후대로 전달되지 않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6~70년 대의 미국에서의 이념적, 정치적 사건들의 묘사와 삶을 결합시켜 그 해상도를 높인 글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이렇게 찾아온 붕괴 뒤에 과연 무엇이 새로 생겨날지 또 다시 다른 작가들에게 맡길 필요가 있겠지만, 아직 그 길은 쉽게 보이지 않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