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돈강>은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정점으로
불리지만, 사실 S-R 중에는 이질적인 편임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전형적 배경의 전형적 인물을
구현하고, 혁명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드러내는게
이 문학의 조건으로 알려져 있음

고리키 소설이나, 이기영 <고향>처럼 노동자들이
각성하고, 부르주아에게 저항하는 운동으로
나아가는 결말로 보통 전개되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은
주인공 자체가 러시아의 반대편인 카자크 쪽이고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상을 묘사하면서
마지막의 주인공은 모든 걸 다 잃고
굳이 따지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음

이렇게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사조를 넘어서
작품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더 크다는 생각도 듦

그리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유물론적 변증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추구하는데,
한 개인의 흥망성쇠와 격동 속에서도
고요히 흐르는 돈강처럼, 거스를 수 없는 사회주의의
물결을 은근한 서사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가장 세련된 SR 문학의 형상화를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