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본의 재무장과 천황의 절대 권력 부활을 주장하다 할복한 갤주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겠음.

일단 미시마는 개쩌는 문장력의 소유자임. 짧은 문장과 긴 문장 모두 아름다움과 임팩트를 지니고 있어서 읽다 보면  끝까지 미시마 자신의 감각을 파고든 문장들에 의해 꿈을 꾸듯 그 내용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됨. 너무 아름다워서 멈추고 음미해야 하는 구간도 많음. 대부분 만연체에 가까워서 문장을 막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흐르는 대로 느끼면서 읽는 게 더 재밌음. 어차피 이해 안가면 뒤로 가서 다시 한번 더 읽으면 되니까.

미시마의 재미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미시마의 최후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음. 미시마가 할복한 사건보다  미시마라는 인간을 더 잘 보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함. 나이는 먹는데 정신적으로 전혀 성장하지 않아(스스로 어른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음) 소년 시절의 환상에 빠져사는 중2병, 그것이 미시마 유키오라고 생각하기 때문임. 자신의 연약한 신체에 대한 결핍과 그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욕망들이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솔직하게 고백되어 있음. 그리고 미시마는 약간 우울증끼가 있던 것 같음. 그렇지 않고서야 금각사 같은 미문을 쓸 수 있었을까. 말이 길어졌는데 요점은 할복한  미시마의 내면에 대해 추리하면서 읽는 맛이 있다는 것임. 예술 작품은, 특히 문학이라는 장르는 작품에 창작자의 고통이나 욕구 등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미시마를 읽으면 갤질 할 때 재밌음. 갤주의 사진이나 인터뷰가 번역되어서 올라오면 같이 즐길 수 있음. 아이돌 덕질하는 거랑 비슷함. 공통된 매력적인 주제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거지. 특히 미시마는 미남이기 때문에 사진 보는 맛이 있음.

마지막으로 미시마에게는 이대로 살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 세상에 길들여져서 보통의 어른들처럼 대의 없고 애매하게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삶을 살 바에 전쟁터에 나가 로맨틱한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뭔가 존나 예술가스러운 사상이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음. 다들 어렸을 때는 자기가 나중에 커서 대단한 사람이 될 것 같고, 그게 당연하게 여겨졌을 거임(아닐 수도 있음). 적어도 나는 그랬고, 미시마는 나이를 허투루 먹어서 철이 안 들었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잃지 않고 엄청난 활동량(검도, 헬스, 문학 등)과 함께 세상의 보이지 않는 의지에 저항하며 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멋졌음. 철들 바에 죽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게 정말 남자답다고 생각함.

생각해보면 ㅂㅅ이라는 게 꼭 나쁜 건 아님. 미시마도 ㅂㅅ이지만  멋진 ㅂㅅ이잖아. 우리는 미시마를 ㅂㅅ으로 보고 있지만, 미시마가 보는 우리는 ‘어른이 되어버린’, 세상에 체념해버린 쓰래기임. 우리처럼 살 바에 죽어버리겠다는 마음을 품고 산 게 갤주니까.

결국 미시마는 일본을 다시 과거의 천황주의 시대로 복권하여 비록 그 수단이 폭력일지언정 모두가 대의를 품고 살아가는 시대를. 세상의 따분한 진실에 패배하지 않는 시대를 재현하고자 했음.

미시마가 조롱 받을 만한 최후를 맞이한 사람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가 품었던 감정 자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기도 모르게 가져봤을 거라고 생각함. 비록 수단이 잘못됐지만, 그 감정을 포착하고 저항하여 패배하지 않은 게 내 눈엔 멋져 보였음. 개미처럼 세상에 속할 뿐인 인간인 미시마에게는 어쩌면 천왕주의 시대의 복권이라는 꿈을 부르짖다 할복하는 것 외에 세상에 대항할 방법이 달리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음.

근데 이거 왜 자꾸 삭제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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