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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랑 진로상담하다가 소설가 얘기가 나왔는데, 요즘 순문학계에 큰 기대를 할 순 없다고 단언하시더라. 작가를 지망한다면 차라리 웹소설부터 써보는건 어떠냐고 말씀하셨음.

문학엔 유희와 예술, 두가지 기능이 있다고 생각함. 읽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유희의 영역과 사회적, 역사적, 철학적 가치를 내포한 예술의 영역.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문학의 유희성은 그다지 높게 평가할 수 없음. 오감을 자극시키는 영화, 게임 같은 다른 매체에 비해 자극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임. 순문학이 유희성을 지닌다면 그것은 어느정도 독해력을 갖고 문학에 관심을 가져온 일부에게만 해당될 것임.

그렇다면 예술의 영역은? 아쉽게도 현대사회에서 문학이 선사하는 가치는 날이 갈수록 떡락 중임. 왜 평균적인 한국 성인들은 1년에 몇권조차 읽질 않는가? 왜 고전은 어렵다며 기피하는가? 필요가 없기 때문임. 옛날 글자 읽고 출세하던 때와는 시대가 다른거임. 내가 올해 들어 토지21권을 두번 돌려봤는데, 사실 그것보단 공대생들 전공서 완독하는게 몇 배는 더 어렵고, 수능보는 고3들 문제집 수십권 푸는 게 더 어려움. 단지 그것들은 경제적 가치를 지녔기에 다들 군말없이 받아들이고 있는거임. 뭐 국어를 잘하려면 평소에 독서를 잘해야 한다, 라고들 하지만, 실상은 국어 인강 커리 타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도 팩트지.

조금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의 활동반경이 점차 좁혀지는 것 같음. 한국인들 공산주의는 참 싫어하는데, 정작 유물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음. 물질이 선행하고, 사회니 예술이니 하는 것들은 뒤따라올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임. 상업적 가치가 인문학의 반경을 결정짓게 되는거임. (물론 현대만 그래왔던 건 아니지만.)

결국 현대사회에서 문학은 두가지 필요를 충족시켜야 함. 다른 자극적인 매체에 꿇리지 않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할 것! 때문에 웹소설 라노벨 같은 포르노 형태의 장르가 등장하게 됨.
두번째론 사람들의 지적 허세를 만족시켜야 함. 그런데 사람들이 문학에 쓸 에너지는 늘 한정적임. 그 에너지로 자격증을 따는게 훨씬 경제적이니까. 때문에 뭔가 있어보이면서도 실상 별 내용은 없는 현대의 몇몇 순문학이 생겨남. 난 요즘 신춘문예 작품들이 딱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함.

다시 읽어보니 조금 뇌피셜 투성인 거 같다. 대충 가려서 읽어주길. 다만 현대사회에 순문학의 위치가 불명확하다는 점은 맞는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