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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 읽는데 거기서 솔제니친은 허풍쟁이 사기꾼이고 샬라모프의 굴라그 묘사가 진짜라고 하길래 궁금해서 찾아봄.



처음 단편 몇 개는 딱 기대한(?) 만큼 살벌했음



기회만 되면 누구든 이용하거나 죽이고 뻇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깡패들.


모든 숭고하거나 인간적인 가치는 집요할 정도로 모독당하고 깡패들만 번영하도록 설계된 수용소 환경.


삶을 위한 투쟁이 아닌 투쟁을 위한 삶.


진짜 힘들고 위험한 고난은 함께 헤쳐나가며 우정을 쌓기는커녕 동료에 대한 혐오와 경멸만 남긴다는 깨달음.



근데 뒤로 갈수록 주인공(들?)도 수용소에 익숙해지고, 규칙 이용해서 꿀빨고, 동료와 우정을 쌓고 농담하는 모습들을 보니까 어쩐지 허탈해짐.


처음엔 분명 시건 소설이건 다 잊어버렸고 책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시에 대한 사랑만이 나를 버티게 한다' 이러고 있으니..


이 현실같지 않은 장소들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었구나 싶었음.



물론 주인공들이 수용소에 '적응'해갈수록 내면의 어떤 인간적인 부분을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고,

그들처럼 약삭빠르거나 운이 좋지 못한 나머지는 얄짤없이 다 죽었거나 곧 죽게 될 거라는 암시만으로도 충분히 참혹하지만,


읽기 힘들 정도로 직접적으로 끔찍한 묘사는 갈수록 줄어들고, 책 후반부쯤 되면 그냥 체호프의 러시아 농촌 배경 단편소설들 정도의 수위임